취업자 감소폭에서 여성이 9개월째 남성 웃돌아
"대면서비스업에 집중된 구조가 원인"
코로나 고용 충격, 남성보다 여성에 더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남성보다 여성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여성 실업자는 42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28.8%(9만6천명)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지난 2014년 7월(29.4%) 이래 최대치다.

남성 실업자(54만명)가 1.0%(6천명)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취업자 수 감소도 여성이 더 많았다.

지난달 여성 취업자(1천171만8천명)는 1년 전보다 18만8천명(1.6%) 줄었다.

이에 비해 남성 취업자(1천552만3천명)는 8만5천명(0.5%) 감소하는데 그쳤다.

여성 취업자 수 감소 폭이 남성보다 더 큰 모습은 지난 3월부터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성 고용 충격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은 여성 노동자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 교육 서비스업 등 대면 업종이 코로나19의 집중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여성 취업자 수 증감률을 산업별로 보면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7.4%), 숙박·음식점업(-7.1%), 교육서비스업(-6.7%) 등에서 작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직업별로는 판매 종사자(-6.2%), 서비스 종사자(-5.4%),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4.5%) 등이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1.7%)를 제외하고 여성 취업자는 모두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용 근로자(-11.9%)가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8.7%), 무급가족종사자(-5.5%),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3.3%), 임시근로자(-3.2%) 등이었다.

지난달 구직 의지가 없으면서 취업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67만5천명으로 작년 동월대비 43만1천명 증가했는데 여성이 21만9천명, 남성이 21만2천명 각각 증가했다.

여성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폭은 지난 4월부터 남성을 웃돌고 있다.

코로나19 등 사회적 재난 상황에 더욱 취약한 여성 일자리의 구조적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산업 변화에 맞춘 일자리 정책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 여파가 전체적으로 강하게 있지만, 영향이 가장 큰 곳이 여성과 청년"이라며 "특히 여성의 경우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비중이 높은 일자리 구조상 감염병 위기와 맞닿아 문제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노동시장 전망이 좋지 않은데 정부가 취약 집단들에게 소득 보전이라도 해 버티게 해줘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산업 구조가 변화하는 시기에 사이사이 비어있는 영역으로 취약계층이 들어갈 수 있도록 일자리의 질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도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