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건 육군병원 응급의학과 제프리 비트코프 소령(왼쪽)이 지난 16일 워싱턴 주 남부에서 호세 피카트(오른쪽) 간호사로부터 COVID-19용 화이저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미국 당국에 따르면 최전방 의료진과 기지 내 최우선 순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다음 주에도 백신 접종이 계속될 예정이다. [사진=AP 연합뉴스]
매디건 육군병원 응급의학과 제프리 비트코프 소령(왼쪽)이 지난 16일 워싱턴 주 남부에서 호세 피카트(오른쪽) 간호사로부터 COVID-19용 화이저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미국 당국에 따르면 최전방 의료진과 기지 내 최우선 순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다음 주에도 백신 접종이 계속될 예정이다. [사진=AP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출시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미국에서 수송용 상자 온도가 과도하게 떨어지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미국 CNBC 방송은 16일(현지시간) 적정 수준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너무 낮은 온도에서 보관된 백신이 안전 여부도 규명되지 않았지만, 미 당국은 일단 문제의 상자에 담긴 백신 수천회 분을 제조사에 반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의 최고운영책임자(COO)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캘리포니아주 2곳에 도착한 백신 제품 중 일부를 제조사에 반납했다고 밝혔다.

백신 운송용 상자의 온도가 적정 수준인 섭씨 영하 70도보다 훨씬 낮은 영하 92도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해당) 백신을 트럭에서 내리지 않고 화이자에 반납했으며 곧바로 대체 물량을 보냈다"며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이 일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퍼나 대장은 앨라배마에서도 2개의 수송 상자 온도가 영하 92도까지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FDA가 이런 불안정한 온도에서 보관된 백신이 안전한지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부연했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 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이 백신의 적정 보관온도는 영하 70도다. CDC에 따르면 각각의 운반 상자에는 975회분의 백신이 담긴다.

운반용 상자의 온도가 과도하게 내려가는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화이자는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미 당국은 7일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영하 70도를 유지해야 하는 백신의 수송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병원·요양원 컨설팅업체 프리미어의 소우미 사하 부사장은 "그렇게 낮은 온도는 보건 시스템에서 전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라며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백신을 배포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화이자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보도는 또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알래스카주(州)의 의료 종사자가 지난 15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보도했다.

이 의료 종사자의 알레르기 반응은 역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영국의 의료 종사자 2명이 보인 것과 유사한 과민증 반응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사람은 16일 오전까지도 여전히 상태를 관찰하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이 사람은 다른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람이 음식 등 다른 유형의 알레르기를 앓은 적이 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NYT는 "연말까지 미국인 수백만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는 연방정부 관리들이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의 징후에 더 신경 쓰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