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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러를 파는 회사가 無채색이어서야… 빨강 노랑 연두…앗, 북카페가 사장실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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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사랑한 공간 - 오진수 삼화페인트 사장

    컬러풀해야 창의력도 '원더풀'
    틀에 박히지 않은 소통 공간에서
    크리에이티브한 상상력 떠오른다
    책장도 소파도 형형색색

    직접 써봐야 '친환경'인지 알아
    오진수 삼화페인트 사장이 ‘삼화 북카페’라고 쓰여 있는 집무실 문을 열고 나오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오진수 삼화페인트 사장이 ‘삼화 북카페’라고 쓰여 있는 집무실 문을 열고 나오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삼화페인트공업 사옥. 계단을 걸어 올라 7층에 다다르자 ‘SAMHWA BOOK CAFE(삼화 북카페)’라고 쓰여 있는 진한 빨간색 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빨강, 노랑, 주황, 연두, 파랑 등 총천연색 소파와 의자가 자리 잡고 있다. 500여 권의 책이 꽂혀 있는 책장도 총천연색으로 칠해져 있다. 생생한 색이 살이 있는 이 공간은 국내 종합 페인트업체 삼화페인트의 사장 집무실이다.

    “사장 집무실은 소통의 공간”

    총천연색으로 꾸며진 집무실 의자와 책장.
    총천연색으로 꾸며진 집무실 의자와 책장.
    무채색 인테리어의 권위적인 공간이라는 사장실의 고정관념을 깨고 컬러풀한 공간으로 꾸민 이는 오진수 삼화페인트 사장이다. 2014년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이 공간을 쓰게 됐을 때 오 사장은 관례대로 책상, 소파 등 각종 집기를 무채색으로 들여놓으려는 총무부 직원을 가로막았다. 그는 “컬러를 파는 회사 대표가 집무실을 무채색으로 채워서는 안 된다”며 지금의 총천연색 집무실을 꾸렸다. 노란색, 파란색 소파가 속속 들어왔고, 직원들이 책장에 직접 페인트를 칠해 색을 입혔다.

    “한 회사를 대표하는 사장의 집무실 공간은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합니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구현되는 공간이어야 하죠.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회사 구성원들이 이곳에 자유롭게 들어와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들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회사 전반에 싹트지 않을까요.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페인트 회사 대표로서 집무실을 다채로운 색으로 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오 사장의 집무실이 다른 사장실과 다른 점은 또 있다. 책상 위 명패에는 사장 이름 대신 ‘결단의 책상’이라고 쓰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의 전용 책상에 적은 글귀를 차용했다. 오 사장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인 생각을 올리면 최종 결단은 사장인 내가 내린다”며 “그런 막중한 자리라는 걸 스스로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사장은 매주 금요일엔 집무실을 오후 북카페로 개방하고 있다. 회사 직원 누구나 들어와 차 한잔 마시면서 클래식을 듣고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직원들은 읽고 싶은 책을 빌려가고, 원하는 책이 없으면 관리자에게 구매를 신청한다. 전 직원에게 책을 종종 선물하는 오 사장은 “신년을 맞아 《101가지 비타민》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립 75주년이 되는 내년 회사에 비타민처럼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컬러로 공간 능률 높여야”

    핑크색 페인트를 칠한 자택 안방.
    핑크색 페인트를 칠한 자택 안방.
    오 사장의 집도 ‘컬러풀’하다. 2년여 전 이사온 집의 거실과 안방 벽면을 지난달 페인트로 시공했다. 주택에 벽지를 바르는 게 대세인 국내에서는 다소 과감한 시도다. 거실에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민트색 계열을, 안방에는 파스텔톤의 핑크색을 칠했다. 오 사장은 “페인트회사 사장으로 내가 직접 칠을 해가며 페인트별 장단점과 시공 시간 등을 파악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공간마다 내가 원하는 컬러를 입히는 건 그 공간의 성격을 스스로 규정하고 구분하는 과정입니다. 내가 규정한 공간에서 더 편안함을 느낄 때 능률과 성과가 커지는 법이죠.”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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