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는 보리…코로나 중국책임 지적했다 무역전쟁
"호주의 대중국 수출 25%가 정치갈등에 악영향 받아"
중국-호주 통상마찰 격화…호주, 중국 고율관세 WTO 제소
중국이 호주산 보리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호주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사이먼 버밍엄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은 이날 "독립적인 기관이 판단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이 분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WTO 제소를 공식 확인했다.

이 조치는 올해 들어 중국이 호주의 각종 수출품에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호주의 첫번째 반격이다.

버밍엄 장관은 "WTO의 분쟁 해결 과정은 완벽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호주가 취할 올바른 방법"이라며 "오늘밤 WTO에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양측(중국과 호주)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뜻이 있다면 호주는 WTO가 아닌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지난 4월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와 확산 경로에 관해 국제적인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악화하기 시작했다.

분노한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에 규제를 가하기 시작하더니 호주산 보리와 와인에도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양국관계가 급격히 경색됐다.

특히 보리의 경우 중국은 지난 5월 호주산 보리가 지나치게 싼 가격으로 수입되고 있다며 80%가 넘는 고율의 반덤핑 관세 및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호주의 대중국 수출액(800억 호주 달러, 한화 66조1천억원)의 4분의 1가량이 정치적인 갈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보도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중국 주관 부문은 법에 따라 호주산 제품에 대해 관련 조치를 하고 있다"며 제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