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탑마트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35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서원유통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76개 점포를 운영하는 대규모유통업자다. 전체 연매출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슈퍼마켓 분야 점유율을 2018년 기준으로 보면 서원유통은 롯데슈퍼(31.1%)에 이은 2위(25.4%)를 차지한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GS슈퍼마켓(23.7%) 이마트에브리데이(18.5%)보다 점유율이 높다는 얘기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원유통은 2017년 5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30개 납품업자의 상품 47억원어치를 부당 반품했다. CJ제일제당과 오리온 등 유명 대기업도 서원유통의 '갑질' 피해를 입었다. 이 회사는 또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납품업체들에게 언제든지 반품할 수 있도록 하는 부당 약정을 맺고, 이에 근거해 물건을 수시로 반품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납품업자의 자발적인 반품 요청이나 귀책사유 등이 없이 마음대로 상품을 반품하는 것은 대규모유통업법 및 그 취지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서원유통은 또 2015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5개 납품업자로부터 1억7000만원가량을 '기본장려금'이라는 명목으로 부당하게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납품대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본장려금은 상품 대금의 일정 비율이나 금액을 받는 판매장려금인데, 판매를 촉진한다는 목적과 맞지 않아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비록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유통업자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대기업 납품업자에 대해 얼마든지 '갑질'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역 대표 유통업체들의 불공정행위를 모니터링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