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대구의사회장, 정부·의료진 공동대응 틀 마련…대구·경북 코로나 대유행 막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대구에서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지난 2월, SNS에 한 호소문이 올라왔다. 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린 호소문이었다. 이 회장은 “(전국) 코로나19 감염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대구에서만 매일 100여 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며 “바로 저와 의사회로 지원 신청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의사 373명이 화답했다. 대구에서 327명, 다른 지역에서 46명이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대구로 달려왔다.

이성구 대구의사회장, 정부·의료진 공동대응 틀 마련…대구·경북 코로나 대유행 막아
방역 최전선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공헌한 이 회장이 올해 메디컬코리아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전까지는 병원과 단체 또는 기업에만 수여했던 상으로, 개인에게 이 상을 수여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무열 메디컬코리아대상 심사위원장은 “한 장의 격문으로 대구·경북 지역으로 전국의 의료인이 하나로 모이고 뭉치게 한 이 회장에게 감사드린다”며 “많은 의료인과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줬다”고 했다.

이 회장은 대구광역시의사회 코로나19 비상대책반을 대구시청에 긴급 파견해 정부와 의료진이 정보를 공유하는 등 공동대응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힘쓴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병상 확보의 중요성을 빠르게 인지하고 이를 확보하는 데 힘써 의료체계를 지켜냈다는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회장은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이 코로나19 환자 치료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생활치료센터를 열어 병상을 추가로 마련하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확진 후 입원 대기 중인 환자 5332명의 정신적 안정에도 힘썼다. 휴대폰을 의사들에게 나눠주고 환자들과의 소통창구를 열어 입원 필요도 평가와 심층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후각을 상실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추가 확산을 억제하는 데에도 힘썼다. 코로나19 의심 및 확진을 받은 임산부, 혈액투석환자들에 대한 24시간 전화 상담, 코호트 격리 투석을 시작하고 밀접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즉각적인 스크리닝 검사, 유증상자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행해 추가적인 확산을 막았다. 이 회장은 “코로나19와 싸운 6000명 대구시의사회원들과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겠다”며 “영광스러운 수상을 계기로 우리 의사들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