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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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코로나19 검사율과 발생률, 치명률 등 주요 방역 관련 지표가 모두 세계 중위권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관련 지표들이 대거 악화된 영향이다.

16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글로벌 통계사이트인 월도미터에서 전세계 코로나19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코로나19 발생률(10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은 865명으로 218개국 중 163위(낮을 수록 긍정적)였다. 지난 8월초만 해도 280명 수준이었지만 최근 치솟으면서 순위도 크게 올랐다.

문제는 발생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의 검사율(6.7%)이 130위(높을 수록 긍정적)에 그치기 때문이다. 선진국 중에서는 바닥권이다. 그만큼 '숨어있는 확진자'가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최근 무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대폭 확대하는 등 검사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만큼 발생률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치명률(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은 1.35%로 130위(순위가 낮을 수록 긍정적)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100명 중 1.35명꼴로 사망한다는 뜻이다. 전체 국가 중 낮은 수준이지만, 방역 선진국이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운 성적이다. 그나마도 분모에 해당하는 확진자 수가 최근 치솟은 영향으로 치명률이 떨어졌다. 8월초 치명률은 2.1%였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나 영국처럼 한국도 고령자와 취약층 코로나19 사망자가 갑자기 늘 수 있는 만큼 이들 계층에 대한 선제 대응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韓 검사율 OECD 꼴찌 수준인데 치명률은 높아

전세계 218개국의 코로나19 검사·발생·치명률. 한국의 검사율은 130위, 발생률은 163위, 치명률은 130위로 나타났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전세계 218개국의 코로나19 검사·발생·치명률. 한국의 검사율은 130위, 발생률은 163위, 치명률은 130위로 나타났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우리나라 방역 통계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검사자 수에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검사율(100만명당 검사자 수)은 6.7%로 전세계 218개국 중 130위에 그쳤다. 100명 중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이 7명 정도 뿐이라는 것이다. 발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도 검사율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OECD가입 37개의 코로나19 검사·발생·치명률. 이중 한국의 검사율은 35위, 발생률 36위, 치명률은 27위로 나타났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OECD가입 37개의 코로나19 검사·발생·치명률. 이중 한국의 검사율은 35위, 발생률 36위, 치명률은 27위로 나타났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만 놓고 보면 검사율 성적은 더 안좋다. 37개 국가 중 35위로 멕시코와 일본에 이어 뒤에서 3번째다. 발생률은 주요국 중 최저 수준인 36위, 치명률은 중하위 수준인 27위로 각각 집계됐다. 주요국 중 검사율이 매우 낮고, 이에 따라 발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온 반면 치명률이 다소 높다는 의미다.

주요국 중 방역을 가장 잘한 국가는 룩셈부르크와 덴마크, 아이슬란드로 지목된다. 이들 국가들은 검사율은 가장 높으면서도 발생률과 치명률은 모두 하위권에 속한다.

초고령사회 한국, 치명률 낮추려면

통상 검사율을 높이면 발생률도 높아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명률은 낮아질 수 있다. 치명률은 사망자를 확진자 수로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나면 치명률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확진자 증가세로 우려되는 대목은 따로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가 '고령 사회'라는 점이다.

고령자가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있지만, 최근 전세계 코로나19 데이터가 쌓이면서 그 심각성은 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80%가 65세 이상이다. 한국은 코로나19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95%로 미국 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비율과 치명률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나이와 바이러스 취약성 간 인과관계가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코로나19 연려대별 사망자 누계.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총 95%에 달한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국내 코로나19 연려대별 사망자 누계.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총 95%에 달한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요국 중 치명률이 높은 국가들은 대체로 고령화가 높은 국가들인데 한국 또한 초고령화 사회로 취약국 중 하나"라며 "앞으로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 및 고령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치명률에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만시지탄인 임시 선별진료소는 젊은 사람들이 몰릴 가능성이 있어, 고령자나 취약층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 CDC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나이가 많을수록 리스크가 늘어난다면서 노인들에게 돌봄 서비스(Care Plan)를 추천했다. 앞서 코로나19 방역 선진국 중 하나로 꼽힌 덴마크의 주한대사관은 지난 7월 '고령화사회에서의 코로나19 대처 방안'이라는 워크샵을 통해 노인돌봄과 지역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방역 차원에서 '비대면' 노인돌봄 서비스 발전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서울시와 일부 지역에서 비대면 건강 상담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지만, 접근성과 편의성 등 측면에서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해인 뉴욕시아동정신병원 심사평가부장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비대면 진료는 정신건강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집단에 유용한 도구"라며 스마트폰 앱 등을 활용해 텔레멘탈(Telemental)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