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미국 화이자 백신 승인 이후 압박 커져"
"유럽의약품청, 코로나19 백신 신속 승인 압박 직면"
유럽의약품청(EMA)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신속히 승인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EMA는 유럽연합(EU) 내 의약품, 백신 평가, 승인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코로나19 백신 승인 절차도 맡고 있다.

EMA는 최근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이 이뤄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대해서는 늦어도 오는 29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에 대해서는 내달 12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먼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대한 긴급 승인이 이뤄져 접종이 시작되면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와 회원국 정부로부터 백신을 더 빨리 승인하라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EMA 관리는 이날 영국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긴급 승인한 지난 2일 이후 통상적인 소통로를 통한 EU 회원국 정부의 압박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다른 곳에서 백신 사용 승인이 이뤄진 이후 압력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국이 지난 2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을 당시 EU에서는 백신 승인 과정은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영국의 결정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13일 트위터에 "바이오엔테크에 관한 모든 필요한 자료가 확보됐다"면서 "영국과 미국은 이미 승인했다.

해당 자료에 대한 EMA의 평가와 승인은 되도록 빨리 이뤄져야 한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MA는 최근 로이터에 더 빨리 승인하라는 정치적 압박은 없다고 밝혔다.

슈판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EU 집행위원회도 EMA에 더 신속한 승인을 압박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3일 한 프랑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EU 내 첫 코로나19 백신 승인은 몇 주 내에, 어쩌면 연말 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다"면서 "보건 당국이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우리가 확신을 갖고 시민들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만 페이지의 과학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