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으로 '집단면역' 방식을 시도했던 스웨덴이 공공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중환자실 등 의료시설 부족을 비롯해 의료인력 대거 이탈 등 상황이 심각하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롬의 중환자실 평균 점유율은 지난 9일 기준으로 99%가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환자의 급증으로 스톡홀롬의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스웨덴 보건당국은 일단 군병실로 이를 대체하고 다른 지역의 의료시설로 환자를 전원시키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FT는 "스웨덴의 의료 서비스 경색 현상에 대해 인근 핀란드와 노르웨이 정부가 스웨덴을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나 스웨덴 국립보건복지위원회는 일단 지금 당장은 전국적인 역량이 충분할 것 같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정부의 고위당국자 역시 "의료 관련 종사자들의 업무 하중이 엄청나지만 전국적인 의료 서비스 확보 등의 계획을 세워놨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가 몰려들고 업무가 과중되면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들이 대거 이탈해 방역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보건노조는 "코로나19의 감염, 입원, 사망자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많은 수의 의료 노동자들이 더 일을 그만둘 것"이라고 예고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FT는 전했다. 국영방송 SVT에 따르면 스톡홀름 지역에서 약 3600명의 의료진이 유행병이 시작된 이후 일을 그만두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0명이 더 많은 수치다.

스웨덴의료인조합의 시네바 리베이로 위원장은 "지난 3월 1차 대유행 이전에도 중환자실 전문 간호사 등이 부족했는데 이번 재유행으로 더욱 인력이 부족해지는 등 상황이 끔찍하다"면서 "의료인들이 봄에 비해 더 줄어서 중환자실(ICU)을 확대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TV4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의 21개 지역 중 13개 지역에서 현재 보건의료인의 사직이 1년 전에 비해 한달에 500건 이상 급증했다.

스웨덴은 집단면역 전략에 따라 느슨한 방역 조치를 취했다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도미터에 따르면 스웨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2만명을 넘어서 세계 36번째로 감염자가 많다. 누적 사망자는 7514명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코로나19로 1400명이 사망했다. 이웃 노르웨이에서는 코로나19로 100명, 핀란드에서는 80명이 사망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