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남주혁과 삼각관계 형성하며 관심 집중
김선호 "쏟아지는 관심, 신기하고 감사해"
tvN '스타트업'은 방영 전부터 '너의 목소리가 들리니', '피노키오' 등을 흥행시킨 박혜련 작가와 '닥터스', '호텔델루나' 등을 선보였던 오충환 PD가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후 다시 뭉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배수지, 남주혁이 주인공으로 가세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된 후 가장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낸 건 키다리 아저씨처럼 서달미(배수지)를 도우며 '어른'의 사랑을 보여준 한지평(김선호) 캐릭터였다. 한지평을 연기한 김선호는 특유의 '멜로 눈빛'을 뽐내며 극의 중심이 되는 로맨스는 물론 치열한 스타트업 업계 현실을 보여줬다.
"한지평과 싱크로율은 50% 정도"라던 김선호는 그럼에도 "한지평이라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박혜련 작가님의 오랜 팬이었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를 정말 재밌게 봤죠. 오충환 감독님의 작품들도 재밌게 봤던 만큼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어요. 대본을 보니 글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책이 너무 재밌어서 함께할 수 있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한지평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뛰어난 두뇌와 판단력으로 어릴 때부터 투자 실력을 인정받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더욱 날카롭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했던 한지평은 워커홀릭 '팀장님'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마음을 흔든 첫사랑의 수줍음을 동시에 선보여하는 인물이었다.
김선호는 한지평과 차이점에 대해 "남들에게 차가운 말도 잘 못하고, 실제로는 좋은 집과 좋은 차도 없다"면서 "아누래도 실시간으로 방송 모니터링을 하면서 연기하는 게 아니다 보니 '내가 잘하고 있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촬영 중 느낀 고민을 털어 놓았다.
"진지한 장면과 위트 있는 장면, 또 슬픈 장면 등 다양한 장면들 중에서 혹시라도 인물이 삐져나가거나 엇나갈까 봐 무게중심을 잡는 거에 제일 신경을 많이 썼어요.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많이 배우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극복했던 것 같아요."
한지평의 활약과 함께 김선호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높아졌다. 10여년 전의 대학 신입생 때 사진이 다시 회자되기도.
김선호는 "여느 때처럼 일상을 살아가느라 엄청난 실감이 되거나 하지는 않지만, 길을 다닐 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지셔서 어색하면서도 좋고, 감사하다"며 "SNS 팔로워가 엄청 많이 늘어난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광고를 찍은 것도 믿기지 않는다"며 "'나라는 배우가 광고도 찍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건 다 좋은 작품과 프로그램을 만나고,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변화된 상황에 대해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짠내나는 한지평의 짝사랑 연기는 김선호 본인의 경험이 녹아든 것이었다고.
"저 역시 짝사랑 경험이 있어요. '스타트업'을 하면서 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기억이 났어요. '가슴에 구멍이 뚫려서 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라는 말이 체감했던 것 같아요. 짝사랑할 때 힘들고, 마음이 울렁거리고 이상했던 경험을 했죠. 연기를 할 때 저의 경험들이 묻어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면서 호평이 쏟아진 눈빛 연기에 대해서도 "배우로서 최고의 칭찬"이라며 "감히 들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김선호는 "무언가 의도를 가지고 '난 지금 멜로를 하고 있어. 멜로 눈빛을 해보자' 이런 식으로 한 게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생각하면서 '그 인물이라면 지금쯤 이런 눈빛이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며 "멜로눈빛'이라는 말로 칭찬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 배수지 배우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연기를 훌륭하게 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현장 분위기도 유쾌하게 이끌 줄 아는 좋은 배우라 저도 유쾌하게 촬영했습니다. 남주혁 배우는 정말 좋은 배우이자 동생이었어요. 함께 하는 내내 많이 배웠고 매순간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날만큼 즐거웠습니다. 늘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센스들이 빛을 발하고, 덕분에 저도 함께 연기하는 순간을 즐길 수 있었죠."
쏟아지는 러브콜에도 김선호는 차기작으로 연극 '얼음'을 택했다.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서른이 넘어 2017년 방영된 '김과장'으로 방송 연기를 시작한 김선호다. 본격적으로 빛나기 시작한 때에 자신의 고향인 연극 무대로 돌아가는 것.
"더 좋은 배우로 발전하고 싶어서 선택했어요. 제가 연기적으로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연극을 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대본을 보고, 분석하는 연습을 하면 반드시 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요. 제가 연극을 했던 사람이라 매체에서도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매체를 하다가도 제가 부족한 걸 느끼면 다시 연극이 생각나요. 연극이 저의 시작과 끝인 거 같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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