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소년 3명 중 1명 "낯선 사람이 온라인서 말 걸어"
서울 청소년 상당수가 메신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성범죄 위험에 노출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서울시가 초·중·고교생 1천60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진행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36%가 메신저나 SNS 등을 통해 낯선 사람에게서 쪽지나 대화 요구를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서울시와 사단법인 탁틴내일이 서울시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설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에게 말을 건 상대방의 나이는 14∼16세(45%), 17∼19세(43%) 순으로 또래 청소년이 다수였다.

쪽지나 대화 내용은 '나이, 핸드폰 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려달라'(23%)는 요구가 가장 많았고, '쉽게 용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10%)는 제안이나 '신체부위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6%), '사진이나 영상을 팔라'(6%)는 요구도 있었다.

낯선 사람에게 대화 요구를 받은 청소년 중 실제로 개인정보를 알려준 적이 있다는 응답도 64%에 달했다.

서울 청소년 3명 중 1명 "낯선 사람이 온라인서 말 걸어"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5%였다.

가장 큰 피해 유형은 'SNS나 가족·친구에게 나쁜 점을 알리겠다'(56%)는 협박이었다.

신체 사진이나 성적인 행동을 하는 동영상을 보내라는 강압·협박도 17%에 달했고, 협박에 못 이겨 실제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낸 경우도 6%였다.

서울시는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고, 교사와 부모 대상 교육도 추진한다.

특히 개인정보 제공의 위험성과 최근 기승을 부리는 온라인 그루밍(심리적 유대 관계를 형성한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수법) 관련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아동·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n번방 사건'처럼 미성년자를 노린 디지털 성범죄 위험이 커졌다고 보고, 카카오톡 익명 신고·상담창구 신설 등 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이와 관련해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현황과 대응 국제 심포지엄'도 온라인으로 연다.

디지털 성범죄의 해법과 국제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미국·영국·네덜란드·중국 등 5개국의 비정부기구(NGO), 기업, 단체 등이 참여한다.

14일 오후 2시 서울시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생중계돼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