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학원 집합금지…예체능계 수험생은 실기도 비대면
"우리도 입시생인데…" 시험 앞두고 갈 곳 없는 편입준비생
내년도 대학입시와 함께 편입학전형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학원에 다닐 수 없게 된 편입학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일 0시부터 수도권 학원을 대상으로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조처를 하면서 대학입시 관련 수업과 직업능력 개발훈련 학원은 예외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편입학원은 일반 학원이나 교습소와 마찬가지로 문을 닫아야 해 당장 편입학 필기·실기 등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편입준비생 김아인(22)씨는 정부가 입시생 수업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해 당연히 편입생도 포함되리라 생각했다가 난감한 사정에 처했다.

김씨는 12일 "한창 막바지 시험 준비에 열을 올릴 시기인데 모두 비대면 강의로 전환됐다"며 "학원비를 내는 이유가 집이 아닌 환경에서 집중하려는 것인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1월 초 필기시험을 볼 예정이라는 강모(21)씨도 "현장 분위기를 느끼며 연습하려고 학원에서 진행되는 모의고사를 신청했는데 비대면이면 의미가 없다"며 "학원에서는 환불도 어렵다고 한다"고 했다.

예체능 계열 지원자들은 실기시험까지 비대면으로 준비해야 해 더 애를 먹고 있다.

온라인으로는 강사가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대 편입 준비생 황모(23)씨는 "일단은 집에서 그림을 그려 사진을 찍어 보내고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환경도 학원이랑 너무 다르고, 사진상으로 담기지 않는 부분들도 많아 불만족스럽고 불안하다"고 했다.

황씨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오후 9시까지 학원 운영이 가능해 같은 입시생들끼리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편입도 인생이 걸린 시험 중 하나라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습실·독서실 등 학원 부대시설을 이용하다 휴원으로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어진 수험생들도 있다.

학원의 피아노 연습실을 이용해오던 편입준비생 김모(22)씨는 "시험이 코앞인데 학원이 문을 닫아 연습할 곳이 없어졌다.

사설 연습실을 알아봤지만 너무 비싸서 당장은 들어갈 수가 없다"며 막막해했다.

비슷한 이유로 올해 입시를 포기하려고 하는 수험생들도 나온다고 한다.

한 편입학원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휴원 지침으로 학생들의 환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편입생들의 간절함을 생각해 조금 더 세심한 지침이 내려왔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