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소극적 자세 질타…중국 시노백 백신 구매 협상 촉구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과학자들이 백신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시에 있는 생물과학연구기관인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Fiocruz)과 상파울루 주립대, 국경없는 의사회 등의 과학자들은 지난 9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보건부가 코로나19 백신을 최대한 많이 구매해 모든 국민에게 접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과학자들은 보건부가 중국 시노백(Sinovac·科興中維)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 구매를 위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건부가 시노백과 협상하지 않으면서 브라질을 전례없는 위기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브라질 국민뿐아니라 인접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정도의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피리투 산투 연방대학의 감염병학자인 에테우 마시에루 교수는 보건부가 마련하는 국가예방접종계획(PNI)에 코로나백을 포함해야 한다면서 시노백과 코로나백 임상시험을 진행한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와 즉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과학자들 "코로나19 재확산…백신 최대한 확보하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 간의 정치적 갈등으로 코로나백은 보건부의 PNI에서 배제돼 있는 상태다.

아와 관련,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은 정치적 고려 없이 오직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노백은 부탄탕 연구소와 함께 지난 7월부터 코로나백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으며, 상파울루주 정부는 9월 말 시노백과 백신 4천600만회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부탄탕 연구소 자체 생산 내용도 포함됐다.

도리아 주지사는 내년 1월 25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며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에 신속한 승인을 요구했다.

도리아 주지사는 10여개 지방 정부가 코로나백 구매 의사를 밝혔다면서 국가위생감시국의 승인이 내년 1월 중순까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과학자들 "코로나19 재확산…백신 최대한 확보하라"
그러나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보건부 장관은 주 정부별로 이루어지는 백신 접종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도리아 주지사와 논란을 벌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도리아 주지사가 2022년 대선을 의식해 코로나19 백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