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듯 굶는다" 코로나로 끼니마저 위협받는 노숙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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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시설 부족에 '설상가상'…"안정적인 공공 급식 필요"
한층 심각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노숙인들이 한끼 식사마저 위협받고 있다.
9일 서울시와 홈리스행동에 따르면 2018년 서울시 조사에서 집계된 노숙인은 모두 1천229명이다.
이 중 하룻밤이라도 일시보호시설에서 보낼 수 있는 이들은 498명이고, 나머지 731명은 거리노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노숙인이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급식시설은 많지 않다.
서울시의 노숙인 대상 급식지원기관은 노숙인종합지원센터 3곳, 일시보호시설 4곳이다.
서대문구 구세군브릿지종합지원센터 등 지원기관들은 대체로 하루 60∼70명에서 많게는 250명에게 아침이나 저녁 한끼를 제공한다.
평소에도 아침저녁으로 노숙인 절반 이상이 급식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노숙인 수가 공식 집계를 웃돌 것이라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적을 감안하면 끼니를 거르는 노숙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시설 입소자를 중심으로 급식을 하는 곳이 적지 않아 거리노숙인은 접근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관여하지 않는 민간·종교단체 등의 소규모 무료급식에 사람이 몰리고, 밥을 먹으러 이런 시설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경기도 성남에서 무료급식사업을 해온 사회복지시설 '안나의 집'은 이용자의 32.7%가 서울에서 왔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 9월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운영이 힘들어진 급식시설이 늘면서 노숙인들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중구 장충단공원에서 매주 수요일 국수를 제공한 한 교회는 "올해는 운영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했다.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노인 등에게 무료급식을 해온 한 시설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전해진 뒤 지난 7일부터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노숙인복지법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서울 내 민간 급식시설 2곳은 일주일에 각각 200명·1천명에게 급식을 해왔으나, 코로나19와 추위로 식수를 대폭 줄였다.
시설 입소자가 아니더라도 비교적 자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구세군브릿지종합지원센터의 경우 아침밥이 나오는 오전 5시10분이 되기 훨씬 전부터 급식표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200명가량에게 제공되는 급식 시간에 늦기라도 하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안형진 활동가는 "홈리스(노숙인)는 영세한 규모의 미신고 급식이나 서울 바깥 지역 급식으로 유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근에는 '적절한 식사'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유행 때도 이랬다.
이상한 비유이지만 '밥 먹듯이 끼니를 거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급식시설 모두가 사실상 민간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감염병 상황이 더 나빠지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며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안정적인 급식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9일 서울시와 홈리스행동에 따르면 2018년 서울시 조사에서 집계된 노숙인은 모두 1천229명이다.
이 중 하룻밤이라도 일시보호시설에서 보낼 수 있는 이들은 498명이고, 나머지 731명은 거리노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노숙인이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급식시설은 많지 않다.
서울시의 노숙인 대상 급식지원기관은 노숙인종합지원센터 3곳, 일시보호시설 4곳이다.
서대문구 구세군브릿지종합지원센터 등 지원기관들은 대체로 하루 60∼70명에서 많게는 250명에게 아침이나 저녁 한끼를 제공한다.
평소에도 아침저녁으로 노숙인 절반 이상이 급식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노숙인 수가 공식 집계를 웃돌 것이라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적을 감안하면 끼니를 거르는 노숙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시설 입소자를 중심으로 급식을 하는 곳이 적지 않아 거리노숙인은 접근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관여하지 않는 민간·종교단체 등의 소규모 무료급식에 사람이 몰리고, 밥을 먹으러 이런 시설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경기도 성남에서 무료급식사업을 해온 사회복지시설 '안나의 집'은 이용자의 32.7%가 서울에서 왔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 9월 내놓기도 했다.

중구 장충단공원에서 매주 수요일 국수를 제공한 한 교회는 "올해는 운영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했다.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노인 등에게 무료급식을 해온 한 시설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전해진 뒤 지난 7일부터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노숙인복지법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서울 내 민간 급식시설 2곳은 일주일에 각각 200명·1천명에게 급식을 해왔으나, 코로나19와 추위로 식수를 대폭 줄였다.
시설 입소자가 아니더라도 비교적 자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구세군브릿지종합지원센터의 경우 아침밥이 나오는 오전 5시10분이 되기 훨씬 전부터 급식표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200명가량에게 제공되는 급식 시간에 늦기라도 하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안형진 활동가는 "홈리스(노숙인)는 영세한 규모의 미신고 급식이나 서울 바깥 지역 급식으로 유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근에는 '적절한 식사'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유행 때도 이랬다.
이상한 비유이지만 '밥 먹듯이 끼니를 거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급식시설 모두가 사실상 민간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감염병 상황이 더 나빠지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며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안정적인 급식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