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판매사 NH투자 '단독 이관'에 반대
옵티머스 자산 이관 '가교 운용사' 신설에 무게
5천억원대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이관을 두고 금융당국과 판매사 간 협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교 운용사'(배드 뱅크) 설립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판매 증권사, 사무관리회사, 수탁사, 회계법인은 최근 3차까지 진행된 협의체 회의를 통해 옵티머스 펀드 이관·회수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NH투자로의 이관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언급해왔지만, NH투자증권이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고수함에 따라 판매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가교 운용사 신설이 대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NH투자는 자사 역시 옵티머스 사기 범죄의 피해자라는 점, 수탁사인 하나은행 및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 등 '다자 책임'이 불거진 점 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가 펀드 이관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에서 그보다 펀드 판매액이 훨씬 작은 다른 판매 증권사들이 자산 이관·회수 책임을 떠맡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NH투자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은 4천327억원으로, 전체 환매 중단 금액의 84%에 달한다.

하이투자증권(325억원), 한국투자증권(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148억원)의 판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협의체에서는 NH투자 계열 운용사 이외에 펀드 이관이 가능한 일정 규모 이상의 외부 자산운용사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지만, 이 방안 역시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추후 협의체 논의에서는 가교 운용사 신설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전체 펀드도 라임 펀드 판매사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가교운용사인 '웰브릿지자산운용'에 인계된 바 있다.

다만 가교운용사 설립은 판매사들끼리의 여러 조건 합의, 금융당국 등록, 인력 충원 등의 절차가 필요해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옵티머스 펀드 자산을 넘겨받을 주체가 결정돼야만 자산 회수 및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등록 취소 등 제재 절차도 본격화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