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능 출제위원 36일 '감금 생활' 끝…코로나에 의료진도 합숙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치러지면서 출제·검토위원들의 한 달 넘는 '감금 합숙 생활'도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출제·검토위원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도 합숙에 참여하는 등 예년보다 합숙 생활이 까다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출제위원, 문제 검토위원 500여 명은 이날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시험이 시작하면 36일간의 감금 상태에서 해방된다.

이들은 모처에서 합숙하며 수능 문제를 만들었다.

지방의 대형 콘도미니엄 한 동을 통째로 빌려 '내부공사 중'이라는 표지를 붙이고 합숙소로 사용한다고 전해지지만, 수능 출제와 관련한 사항은 평가원이 기밀로 하고 있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합숙이 시작되면 출제·검토위원들은 외출하거나 통신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직계가족이 숨진 경우 보안요원, 경찰관과 동행해 장례식장에 몇 시간 다녀오는 것만 허용될 정도로 외부와의 접촉은 극히 예외적으로만 허용된다.

인터넷은 출제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보안요원 감시 아래 제한적으로만 쓸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조차 보안요원의 점검을 거칠 정도로 철저한 보안을 지킨다.

출제·검토위원들은 이 같은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문제를 내고 반복되는 토론을 거쳐 수능 시험지에 오를 문제를 뽑는다.

올해 합숙 기간은 2020학년도 문제를 낸 작년(41일)보다 5일 줄었다.

원래 출제·검토위원들은 30일가량만 합숙했으나 2017년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된 영향으로 2018년 시행된 2019학년도 수능부터 예비문항을 만들기 시작해 합숙이 길어졌다.

이번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예비문항 한 세트를 더 만들었다.

그러나 출제 과정을 효율화한 덕에 합숙 기간은 2019학년도 수능 때 역대 최장인 46일에서 2020학년도 수능 때 41일로, 이번엔 36일로 점차 짧아지는 추세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출제·검토 위원들은 입소 전 전원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합숙소도 사전에 철저한 방역을 거쳤다.

합숙 중 출제·검토 위원들은 식당도 2∼3교대로 이용하고, 회의 역시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열렸다.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대비해 평가원은 인근 보건소, 소방서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의료진도 일부 합숙에 참여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