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관리업체 유동성 위기에 집주인·세입자 갈등… 정부 구제 가능성…몸집 불리기 집착하는 업계 문제점 지적도
베이징(北京)의 한 월세 아파트에서 사는 26세 직장인 샤오마이(小麥·가명)는 최근 월세를 받지 못한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비우라는 압박을 받으면서 연일 악몽을 꾼다.
억울하기 그지없는 것은 그가 월세를 안 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샤오마이는 지난 8월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면서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미리 냈다.
1년 임대료를 한꺼번에 받아 간 단커(蛋殼·계란껍데기)아파트라는 임대 아파트 관리 업체가 지난 11월부터 돌연 집주인에게 월세를 주지 않아 생긴 일이다.
그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단커아파트에 실망해 이 세상과 작별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순식간에 600여개에 이르는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의 사연은 '단커 사태' 피해자들의 고통을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의 여러 매체에 소개됐다.
◇ 수도 끊기는 다반사…문 따고 들어와 난동까지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아 올초 미국 뉴욕증시에까지 상장한 단커아파트가 무리한 사업 확장 끝에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40여만 가구의 중국인들이 샤오마이처럼 1년치 월세를 미리 내고도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일부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내쫓으려고 수도와 전기를 끊는 것은 물론, 문을 강제로 따고 들어가 집기를 난동까지 부리는 일까지 생기면서 '단커 사태'는 중국에서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장기 임대 아파트 관리 업체인 단커아파트는 집 주인들로부터 집을 빌려 세입자들에게 1년 이상 장기간 빌려주는 사업을 하면서 급성장했다 집주인으로서는 단커에 아파트를 빌려주면 인테리어부터 세입자 관리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꼬박꼬박 월세를 입금해주니 편리했다.
젊은 1인 가구 중심의 세입자 사이에서도 단커아파트가 제공하는 세련된 인테리어의 집이 인기가 많았다.
최근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단커아파트는 중국 13개 도시에서 총 41만5천 채의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공실률이 올라가면서 단커아파트에 큰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단커아파트의 사업 모델은 복잡한 다중 계약을 통해 미래의 수입을 미리 당겨오는 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단커아파트 입주자들은 1년치 임대료를 미리 관리 회사인 단커아파트에 낸다.
그런데 단커아파트는 집주인에게는 매달 또는 분기별로 임대료를 지급한다.
이런 현금 흐름의 '시간 차'를 이용해 단커는 막대한 인테리어비와 광고비 등을 감당하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모든 세입자가 1년 치 월세를 내는 것은 큰 부담이기에 단커아파트는 협력 은행을 지정해 세입자들이 연리 10%의 1년 만기 대출을 받고 매달 은행에 월세처럼 원리금을 갚도록 사업 구조를 짰다.
결국 단커아파트는 자사는 아무런 위험 부담을 지지 않고 세입자들의 개인 신용을 지렛대 삼아 미래의 수입을 미리 당겨오는 식으로 사업을 벌여온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구조가 '폰지 사기'(다단계 사기)라고 지적한다.
차이전(蔡眞) 국가금융발전실험실 부동산금융센터 주임은 이번 사태가 나기 훨씬 전인 지난 5월 연구에서 "단커아파트가 아파트 월세와 대출을 연계시킨 행위는 폰지식 융자에 해당한다"며 "코로나19, 거시 경제 파동 속에서 유동성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집 인테리어 비용까지 떠맡아야 해서 단커아파트는 창사 이래로 단 한 번도 순이익을 낸 적이 없다.
올해 1분기에도 단커아파트는 12억3천만 위안(약 2천억원)의 적자를 봤는데 이는 작년 동기보다 4억위안가량 더 커진 것이다.
사업이 계속 안정적으로 확장해 공급 주택이 늘어나면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성장세가 주춤하면 금세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임대 아파트 육성 지원하던 중국 골치…결국 정부 개입 단커아파트의 유동성 위기로 중국의 수십만 채 아파트에서 월세를 받지 못한 집주인과 월세를 미리 낸 세입자들의 다툼이 잇따르는 가운데 베이징에 있는 단커아파트 본사에는 연일 수백, 수천명의 집주인과 세입자들이 몰려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해 대안으로 임대 아파트 사업을 권장하던 중국 정부도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지난 10년간 배 이상 오르면서 청년 계층의 주거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임대 시장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중국에서 단커아파트를 필두로 한 유사 업체들이 수백 곳이 넘는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은 작년 중국의 장기 아파트 임대 시장 규모가 1조7천300억 위안(약 29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혼란이 커지자 중국의 각 지방정부들도 결국 직접 개입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 주택관리국은 1일 성명을 내고 집 주인들이 강제로 세입자들을 내쫓아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선전시 주택관리국도 단커 측에 임대료를 제대로 낸 세입자들을 내쫓으려고 집주인들이 전기·수도 등 공급을 끊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주거라는 민감한 민생 문제가 걸려 사건의 파문이 워낙 큰 탓에 중국 정부가 단커아파트가 이대로 망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로이터 통신은 2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시 정부가 관리하는 펀드가 단커아파트 측과 신규 자금 투자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단커 사태'로 수익성보다는 지나치게 몸집 부풀리기에 골몰하는 중국 스타트업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시 한번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공유자전거 산업을 대표하던 기업인 오포(ofo)는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다가 작년 초 유동성 위기에 처해 이용자 1천만명의 보증금을 떼어먹었다.
또 중국에서 스타벅스를 능가하겠다고 호기를 부리던 루이싱커피도 커피 판매량 등 매출 규모를 크게 부풀린 것이 드러나 투자자들에게 수조원대 피해를 남긴 채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됐다.
최근 강도와 살인 등 강력 범죄가 급증한 페루에 한 달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AFP통신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현지 정부 당국의 이번 조치는 인기 가수 폴 플로레스가 리마 외곽에서 콘서트를 마치고 밴드 동료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살인 청부업자에 의해 사망한 이후 취해졌다. 수도 리마와 인근 항구 칼라오 일대가 대상 지역이다.구스타보 아드리아 젠 페루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리마 지방과 헌법상 카야오 지방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라는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적었다.현재 페루에서는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심각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AFP는 베네수엘라의 '트렌 데아라과'와 같은 범죄 조직이 남미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1월 이후 400건 이상의 살인 사건이 보고됐다고 보도했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지않은 미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에 들어간 가운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을 방문할 것이란 얘기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케네디센터 이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그(시 주석)가 올 것”이라며 미국 방문 시점에 대해 “그리 머지않은 미래”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워싱턴DC에 올 것이라고 보도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6월 중순에 생일을 맞는다며 이들이 이 무렵 트럼프 대통령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일종의 ‘생일 정상회담’을 여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생일은 1946년 6월 14일, 시 주석 생일은 1953년 6월 15일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양측이 정상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마러라고 리조트보다 워싱턴DC나 베이징 등 격식 있는 장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과 중국은 관세 전쟁에 나선 상태다. 미국은 지난달 4일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와 석탄, 원유 등에 10~15% 관세를 매기며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달 4일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써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20%가 추가로 붙었다. 중국도 지지 않고 지난 10일 미국산 농산물에 추가로 10~15%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다만 미·중 무역 전쟁은 아직까지 탐색전 단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400억유로(약 63조원)가량의 군사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발을 빼는 가운데 EU가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다.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 후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EU는 중립국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 훈련과 장비 지원 등 비살상 지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다만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반대하고 있어 지원 프로그램은 각국의 ‘자발적 참여’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지원 규모와 각국의 기여도, 기존 정책과의 통합 문제 등은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다. EU는 20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미국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이다. 통화에선 ‘30일 휴전안’과 영토, 발전소, 자산 분할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을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협상 과정에서 온갖 요구 사항을 제시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실제로 평화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 협상에 유럽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러시아가 협상에 나오지 않아 협상 테이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