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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저탄소 산업구조 혁신, 구호보다 실현가능성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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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해 친환경·저탄소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실행가능한 전략이 있는지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친환경을 강조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임박 등 대내외 변화 요인에 따른 산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은 누구나 아는 얘기다. 산업부는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은 환경 친화형 산업으로 전환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그런 막연한 방향성만 갖고는 산업구조 혁신을 이뤄내기 어렵다.

    각국이 탄소중립을 내세워도 저마다 자국 산업의 적응력을 고려해 국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실행전략을 세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탄소중립만 선언했을 뿐 구체적인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만 해도 그렇다. 환경부는 현재 감축목표 수준으로는 2050년이 아니라 2070년이 돼야 탄소중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더 높이는 쪽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그럴 경우 산업이 받을 충격은 매우 클 것이다.

    당장 발전·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게 뻔하다. 한국전력 등이 잇따라 탈석탄을 표방하며 동참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당초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에는 원전 활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가면서 선택의 여지를 스스로 좁혀놨다.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 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더 늘어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미래차 등 탄소배출을 줄이는 신산업을 적극 육성한다지만 여기에 필요한 전기를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철강 석유화학 등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환경단체들은 이들 산업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개발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설사 그런 기술이 있다고 해도 상용화와 경쟁력 확보는 또 다른 차원의 얘기다.

    환경부조차 탄소중립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에너지 다소비 구조인 한국 산업의 입장에선 고민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산업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실행가능성은 뒤로한 채 탄소중립 시대 산업구조 혁신이란 구호만 외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탈탄소기본법, 기후변화대응법 등 관련 입법을 쏟아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의 적응력을 도외시한 탄소중립이 가뜩이나 어려운 제조업에 또 하나의 재앙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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