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정말 빠르죠? 10년 된 스토리 다리디리다라뚜/ 졸업하던 막내가 벌써 서른 살 먹고 / 과거 현재 미래 레츠 고'(팬송 '블루 스타즈' 중) 데뷔 10주년을 맞은 밴드 씨엔블루가 'MSG'를 뺀 소박한 음악을 들고 돌아왔다.
이들이 17일 발매하는 미니 8집 이름은 '리-코드'(RE-CODE). 팀명인 '코드 네임 블루'(Code Name BLUE)를 다시 정의한다는 뜻을 담았다.
음악 정체성의 변화를 예고한 만큼 씨엔블루의 화려하고 경쾌한 히트곡과는 다른 담백한 노래를 앨범에 수록했다.
씨엔블루는 이날 온라인 음악감상회에서 "30대 씨엔블루로서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가 강한 앨범"(정용화)이라고 신보를 소개했다.
"예전에는 화려한 삶을 좋아했죠…그때는 좀 더 젊고 패기 있고 귀여운 음악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현재 우리에게 어울리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 새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요.
" 타이틀곡은 이런 앨범 주제를 반영한 '과거 현재 미래'(Then, Now and Forever)다.
떠난 이의 빈자리 속에서 남겨진 일상을 살아가는 이의 복잡한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정용화는 이 곡을 비롯해 수록된 다섯 곡 모두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강민혁은 이 노래를 듣고 "과거에 느꼈기 때문에 지금 내가 느낄 수 있는 것, 현재 위치에 있음으로써 생각할 수 있는 미래 모습이 그려졌다"면서 "'용화 형이 또 한 건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정신은 "듣는 분들이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짚고 넘어가도록 하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세상의 스위치를 끄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 '오늘은 이만(Till Then)', 공허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이 묻어나는 R&B 곡 '없다(In Time)', 쌀쌀해진 날씨를 포크 리듬에 담아 표현한 '추워졌네.(Winter Again.)', 팬들을 위한 노래 '블루 스타즈' 등이 실렸다.
수록곡은 한결같이 자극적인 맛이 빠져 싱거운 듯하면서도 자꾸 듣게 되는 매력이 있다.
'외톨이야', '사랑 빛', '직감', '러브' 등 씨엔블루의 기존 히트곡이 매우 뜨거운 사랑과 차가운 이별을 노래했다면, 신보에는 일상에서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가벼운 것을 소재로 삼았다.
강민혁은 이 중에서도 '블루 스타즈'를 언급하며 "우리 노래를 들었던 그리고 우리와 알고 지냈던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라며 "너무 행복한 노래"라고 말했다.
그러나 씨엔블루는 앨범을 준비하기 전 여러 고민을 거듭했다.
3년 8개월이라는 다소 긴 공백기를 가진 데다 지난해엔 기타리스트 이종현이 탈퇴하며 3인만 팀에 남게 됐기 때문이다.
이정신은 "화려한 20대를 씨엔블루와 함께했고 30대에는 또 어떤 멋진 날들이 펼쳐질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됐다"고 털어놨다.
세 사람은 팀이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 의견을 나누기 위해 군 복무 중 틈틈이 통화를 하거나 휴가를 맞춰 나와 만났다.
오랜 시간 대화를 하면서 음악 활동에 대한 그림이 그려졌고, 정용화의 확고한 리더십으로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고 멤버들은 회상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가 해온 음악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씨엔블루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요… 노래를 들어보면 너무 조화롭게 잘 만들어져서 공백이 안 느껴져요.
세 명의 음악을 만들어낸 거 같아서 참 좋습니다.
"(강민혁)
씨엔블루는 하나같이 이번 앨범이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잘되고 싶어요.
예전엔 '대박 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가 잘 안 되면 자존심 상할 거 같아서 숨겼는데, 지금은 드러내고 싶어요.
진짜 열심히 만들고 시간을 들인 멋진 곡인데 많은 분이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정용화)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활동한 지)오래돼도 멋있다는 소리를 계속 듣고 싶다"며 "나이가 들 때까지 투어를 하는 밴드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시기마다 기억에 남는 노래를 하는 가수였으면 해요.
'아, 내가 2020년에 '과거 현재 미래'를 들었지, 그해 연말에는 씨엔블루 공연에 갔었지' 하면서 과거의 어떤 때를 회상하는 기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