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모두 전관 출신 변호사 변론 받는다
식품업체 수사기밀 누설 경무관 등 6명 첫 재판
식품업체 브로커에게 수사기밀을 누설한 경무관에 대한 첫 재판이 이번 주 열린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2부(위지현 부장판사)는 오는 16일 배봉길(58·경무관) 전 충북지방경찰청 1부장 등 경찰 간부 4명, 식품업체 대표 A씨, 협력업체 대표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이 아닌 정식 공판으로 피고인 모두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배 전 부장은 브로커를 통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식품업체에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를 받고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6명은 모두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택했다.

배 전 부장의 변론을 맡은 권순탁 변호사는 대구지법 서부지원장, 임재화 변호사는 대구고법 판사 출신이다.

배 전 부장은 북한의 대남 위협으로 안보 위기가 높아진 2013년 근무지를 이탈해 접대성 골프를 쳐 수성경찰서장직에서 대기발령 되기도 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55·경무관) 전 울산지방경찰청 1부장은 서울남부지검장 출신인 최종원 변호사,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대구지방경찰청 D 경정은 판사 출신인 권재칠·김용섭 변호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성서경찰서 E 경위는 대구지법 서부지원장 출신 김성엽 변호사를 선임했다.

기소된 경찰 간부들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거나,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법리 다툼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고인은 연합뉴스에 "기존 수사 관행과도 같던 일들이 공소사실에 포함돼 혐의를 납득하기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찰대 선후배들이 엮인 이번 재판을 놓고 대구지역 경찰들은 수사 부서 관행에 큰 변화를 부를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식품업체 수사기밀 누설 경무관 등 6명 첫 재판
경찰 간부들과 함께 기소된 식품업체 대표 A씨는 협력업체 대표 B씨에게 경찰관들을 접촉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광범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용지 매입의혹 특별검사이기도 하다.

B씨는 경찰관들에게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 무마를 청탁하고 사건 제보자 인적 사항을 알아내 A씨에게 전달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 됐다.

B씨 역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출신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았던 정상환 변호사 등을 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