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장들이 본 인재포럼
경영자·AI 담당자 꼭 들어봐야
중소기업도 조금씩 변화 시도를
맹성현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지난 11~12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0’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맹 교수는 행사 첫날 ‘AI 선도자들에게 길을 묻다’라는 기조세션의 좌장을 맡았다.
맹 교수를 비롯한 주요 세션의 좌장들은 이번 인재포럼이 ‘AI와의 공존’을 시의적절하게 다뤘다고 입을 모았다.
맹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장 참석자를 제한하고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방식이어서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기우였다”며 “다양한 질문이 나와 토론하는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각 분야의 AI 활용 실전 경험을 들어볼 기회는 흔하지 않다”며 “이런 구성으로 반나절 이상 토론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은 “AI에 대한 큰 전환점을 제시한 자리였다”고 했다. 차 원장은 지난 11일 ‘인공지능과 인간,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마이클 조던 미국 UC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학과 교수와 대담했다.
차 원장은 “조던 교수의 강연은 기존에 알고 있던 AI의 개념을 뒤바꿀 정도로 신선했다”며 “AI가 인간을 앞지르는 일은 없다는 전제를 두고, 사람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시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 대비해야 한다는 등의 기존 한국의 AI 관련 연구가 잘못됐다는 점을 짚어주더라”며 “한국의 경영자나 AI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봐야 하는 발표”라고 강조했다. 차 원장은 “컴퓨터공학 전공자만 있는 AI가 아니라 교양수업으로 AI를 듣는 사람이 모여 새로운 걸 만들어내자는 제안에 많은 여운이 남는다”고 했다.
행사 둘째 날 ‘글로벌 기업의 HR(인적자원) 트렌드-직원 경험’의 세션 좌장을 맡은 장영준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책임자가 한자리에 모여 발표 및 토론을 하는 자체에 의미가 컸다고 본다”고 했다. 장 교수는 “세션 말미에도 말했지만 규모가 큰 기업에서만 AI를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도 AI로의 변화에 겁먹지 말고 조금씩 단계별로 변화를 추진해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은/김우섭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