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 활동을 재개하며 구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회복과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달러 약세라는 세 가지 호재가 겹친 결과다. 주식시장에서는 구리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 주가까지 동반 상승했다.

구리값 한때 7000弗 돌파…"내년에도 강세 지속"
12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현물가격은 t당 6912.5달러로, 3월 저점(4617달러)에 비해 49.7% 올랐다. 지난 9일에는 2018년 6월 이후 최초로 t당 7000달러 벽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는 긍정적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주 내놓은 투자자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구리선물 비상업 매수 포지션은 11만5597계약으로, 2018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반면 비상업 매도 포지션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5만4459계약으로 나타났다.

구리 가격 상승을 설명할 땐 핵심 수요처인 중국 경기의 반등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소비량의 약 40~50%를 차지하는 단일 시장 기준 최대 수요처다. 중국 내에서 구리는 주로 전력 생산 및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에서 소비된다.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한 친환경 인프라 시장도 구리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리는 전통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을 뿐 아니라 전기차 생산과 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 및 리튬이온 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핵심 산업에서 두루 활용되기 때문이다.

시장이 구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점치는 또 다른 이유는 달러화 약세에 있다. 구리는 과거부터 달러화 가치와 반비례하는 움직임을 보여온 만큼 조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이어지는 약달러 흐름에서 헤지 자산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기동을 생산하는 고려아연과 신동을 생산하는 풍산 등이 대표적이다. ‘구리의 동행지표’라는 별명이 붙은 풍산은 올 들어 주가가 저점 대비 94.81% 상승하며 구리 가격과 함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