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겪은 포항시민 3명 중 2명 "떠나고 싶다"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장 지진 3주년 국제포럼서 설문 결과 발표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지진 피해를 직접 겪은 주민 3명 가운데 2명이 포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렬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지난 11일 포항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포항지진 3주년 국제포럼에서 포항시민 5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전파·반파 가구 주민을 비롯해 북구 주민센터와 트라우마센터 등을 찾은 주민으로 대부분 지진 피해를 직접적으로 본 시민이다.

응답자 548명 가운데 19.7%(108명)가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했고 44.5%(244명)는 이주 의향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답변했다.

이주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35.8%(196명)에 그쳤다.

또 지진에 따른 충격이 심하다거나 매우 심하다고 응답한 주민은 37.5%(189명)였다.

지진 이후 앞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을 미리 걱정하는 '예기불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16.7%(50명), '매우 그렇다'는 답변이 6.7%(20명)를 차지했다.

'보통이다'는 46.2%(138명), '아니다'는 19.1%(57명), '전혀 아니다'는 11.4%(34명)였다.

응답자 가운데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주민은 34.4%(135명)였다.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이용자 가운데 이용 이후에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응답자는 28.6%, 많이 해결됐다는 응답자는 11.3%였다.

44.4%는 보통, 7.5%는 해결되지 않았다, 8.3%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각각 답변했다.

이영렬 센터장은 "포항지진 3주년이 되는 현재까지도 지진으로 인한 시민 정신적 피해는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과거 지진 충격으로 각인된 불안 증상이 예기불안으로 확장되면서 지역사회 애착심까지 흔들리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