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변지혜 박사(왼쪽)와 홍석원 단장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KIST 변지혜 박사(왼쪽)와 홍석원 단장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기관이 햇볕으로 수처리 분리막 표면에 쌓인 미생물 등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고효율 광촉매 분리막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0일 물자원순환연구센터 변지혜 박사·홍석원 단장 연구팀이 수처리용 분리막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처리 분리막 기술은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 때나 하수 처리,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 공정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수처리 분리막은 표면에 미생물이 달라붙어 자라고 유기 염료 등이 쌓이면서 필터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불소계 고분자(PVDF) 분리막 등은 일주일에 한 번 6시간 정도 화학약품 등으로 세척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분리막이 약품에 손상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햇빛의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광촉매 물질(CPE)을 기존 PVDF 수처리 분리막 표면에 화학결합으로 고정했다. 빛을 받으면 활성화되면서 표면에 쌓인 유기 염료와 중금속은 물론 미생물 등 생체막까지 모두 제거하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촉매 수처리 분리막을 고농도 오염수에서 사용한 뒤 햇빛에 1시간 정도 노출하자 분리막 표면에 쌓인 고농도 대장균 및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박테리아와 박테리오파지 등 바이러스가 99.9%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도 미생물 오염수 여과 후 자연광 처리로 분리막의 물 투과 성능이 완전히 회복됨을 보여줌. [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농도 미생물 오염수 여과 후 자연광 처리로 분리막의 물 투과 성능이 완전히 회복됨을 보여줌. [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염료 등 유기 오염물질과 크롬 등 중금속도 제거됐으며 분리막에 결합된 광촉매의 친수성(hydrophilic) 덕분에 10회 이상 반복 시험 후에도 오염물 제거 성능은 물론 물의 막 투과율이 97% 이상으로 유지됐다.

또 이 분리막 소재를 이용하면 10분 가량 빛을 쐬어도 분리막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리막 관리에 드는 비용이 상당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지혜 KIST 변지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자연광을 이용하는 광촉매 기술과 수처리 분리막 기술을 결합해 수처리 공정의 효율이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처리 분리막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분리막 신소재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응용 촉매 B : 환경'(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al) 최신호에 게재됐다.
햇빛으로 재생할 수 있는 수처리 분리막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햇빛으로 재생할 수 있는 수처리 분리막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