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과 복수 등 막장 요소에 중장년층 몰입…시청률 고공행진
[시청자가 찜한 TV] 화병 부르는 '펜트하우스' 6위
화(火)가 화(禍)를 부른다는데, 모든 인물이 화가 나 있으니 재앙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10일 CJ ENM이 발표한 10월 다섯째 주(10월 26일~11월 1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 따르면 '막장극 대모'로 불리는 김순옥 작가의 신작 SBS TV '펜트하우스'가 전주보다 54계단 올라 6위를 기록했다.

CPI 지수는 258.5.
김 작가가 '아내의 유혹'부터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까지 여러 작품에서 선보여온 매운맛은 '펜트하우스'에서 정점을 찍었다.

주인공 3인방 중 오윤희(유진 분)와 천서진(김소연)은 학창 시절부터 악연을 맺었다.

타고난 목소리의 윤희는 가진 '백'이 없어 프리마돈나가 될 수 없었고, '금수저' 서진은 재능을 타고나지 못해 평생을 자격지심에 살아야 했다.

서로에게 서로 다른 열등감을 지녔던 이들은 자신의 딸들도 성악을 하게 되면서 2차전에 접어들게 됐다.

엄마들 간의 악연이 딸들에게까지 이어진다는 플롯은 김 작가의 여러 작품에 등장했던 것이기도 하다.

윤희가 지닌 한과 그로 인한 복수심, 서진이 지닌 악한 마음과 열등감 등은 결국 큰 화를 부르고 만다.

세 명 중 유일하게 '정상'인 것 같았던 심수련(이지아)도 4회를 기점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를 죽이고, 친딸까지 바꿔치기해서 결국 죽게 만든 장본인이 남편 주단태(엄기준)였다는 것을 안 순간 그도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이밖에 강마리(신은경)나 이규진(봉태규), 하윤철(윤종훈), 고상아(윤주희) 등 성인 조연들부터 배로나(김현수), 유제니(진지희), 주석훈(김영대), 주석경(한지현) 등 아역들까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 마음과 생각을 지닌 인물이 없다.

[시청자가 찜한 TV] 화병 부르는 '펜트하우스' 6위
저마다 사연은 있지만 사연이 있다고 모두가 괴물이 되는 건 아니다.

'펜트하우스' 속 인물들은 아름답고 호화로운 펜트하우스와 우아하면서도 치열한 성악 무대를 배경으로 살아도 마음은 시궁창보다도 못한 곳에 처박혀있다.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악행과 복수는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들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아무리 목덜미 잡고 욕하면서 보는 게 막장극의 묘미라고 해도 과도하다는 비판이 많다.

더군다나 작가 특성상 후반부에나 시원한 복수가 나온다는 점, 거기에 더해 이 작품이 시즌제로 편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청자들은 진심으로 화병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일부 회차에만 등장하는 '19세 이상 시청가' 표시는 안방극장, 그것도 지상파라는 플랫폼에서 제대로 된 효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미성년자들에게 끼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매운맛에 중독되는 시청자들이 늘면서 시청률은 4회 만에 14%(닐슨코리아)에 근접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다만 중장년층 여성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면서 화제성은 그에 못 미치는 느낌이다.

CPI 지수 1위는 엠넷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9'(301.0)이 차지했다.

[시청자가 찜한 TV] 화병 부르는 '펜트하우스' 6위
☞ CPI 지수 =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 29개 채널 프라임 시간대 방송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청자 행동을 파악하는 지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가치정보분석시스템(RACOI)을 통해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시청자 데이터(동영상 조회수, 게시글수, 댓글수)를 수집해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