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우드랩 “한국 첫 아마존 PB 납품...美 리한나 화장품으로 빠르게 성장”
“한국 화장품 회사론 처음으로 미국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자체상표 제품(PB)을 납품하게 됐습니다.”

조현철 잉글우드랩 대표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별다른 사고만 나지 않으면 아마존과의 연장 계약을 통해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잉글우드랩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 코스메카코리아가 2018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한국과 미국에서 화장품과 손소독제 등의 ODM 제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가 주목받은 건 지난 10월 미국 아마존에 PB상품을 납품하면서부터다. 8개월 동안 약 800만개를 납품키로 했다. 조 대표는 “아마존은 한국과 달리 ODM 업체의 회사명이 제품에 별도로 적혀있지 않다”며 “순수하게 아마존의 이름을 걸고 나가기 때문에 업체와 제품 선정에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잉글우드랩이 아마존에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뉴저지와 인천 제조공장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일반의약품(OTC) 생산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인 지난 3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FDA 승인을 받은 기업들에게 OTC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손소독제와 선크림 등이 국내에선 화장품으로 분류되지만 미국은 OTC로 분류하고 있다. 조 대표는 “선제적으로 FDA 허가에 투자를 하고, 제품의 질을 높인 덕분”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잉글우드랩이 아마존 납품으로 8개월 동안 약 15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333억원의 11.2% 수준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0%에 육박한다. 조 대표는 “아마존 PB 제품의 경우 영업이익률도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잉글우드랩은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조 대표는 “최근 미국 시장은 사회관계망(SNS)에서 인기를 얻은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가수 리한나가 만든 ‘펜티’(Fenty)’란 브랜드다. 올해 미국 전체 화장품 브랜드 중 판매 10위 안에 진입했다. 이 회사는 잉글우드랩의 10대 고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출 5위 안에 든 화장품 브랜드 ‘툴라’(Tula)’도 주요 고객이다. 조 대표는 “전통적인 화장품 강자인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기존 고객 외에 온라인에서 강점을 보이는 회사에 공을 들인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이 더 인기를 끄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잉글우드랩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올해와 내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엔 코로나19 이전보다 연간 30~4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