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사업으로 선정…내년 구축, 2022년 실제 운영

부천시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 개발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관내 방범·교통 CCTV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 컴퓨터로 분석,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다.
확진자의 얼굴 사진과 CCTV 영상 속 시민들의 얼굴을 대조해 동일인을 찾아내고 동선을 파악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현행 역학조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감염 확산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는 역학조사관이 확진자의 진술을 받은 뒤 신용카드 사용처, QR코드 인증 장소, CCTV 영상 등을 확인해 동선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인력으로 하는 작업이어서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린다는 점이다.
이런 탓에 방역당국은 감염 확산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동안 곳곳에서 'n차 감염' 사례가 속출했지만 한발 늦은 대응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그러나 CCTV 영상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은 과거에 촬영된 방범·교통 CCTV 영상에서 확진자와 얼굴 생김새가 같은 시민을 컴퓨터로 찾아내기 때문에 확진자 사진만 있으면 순식간에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확진자 사진은 기초 조사에서 방역당국이 확보하게끔 돼 있어 이 시스템을 가동하게 되면 신속히 감염 확산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부천시의 설명이다.

현재 역학조사는 확진자의 진술에서 시작되는데 해당 확진자가 동선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고의로 숨길 경우 동선이 누락되는 한계점이 있다.
실제 인천에서는 지난 5월 20대 학원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3차례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하거나 동선을 은폐해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강사에게서 시작된 전파는 '7차 감염'까지 이어졌으며 관련 확진자는 60명이 넘었다.
하지만 CCTV 영상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은 확진자의 진술이 없어도 동선을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과거에 촬영된 CCTV 영상을 토대로 동선을 찾기 때문에 확진자의 기억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거짓말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물론 이 시스템은 방범·교통 CCTV가 있는 지역에서만 유효하다.
또 얼굴 인식 기능이 있는 CCTV가 있어야 온전히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 CCTV의 성능을 개선해야 한다.
부천시는 그러나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CCTV를 추가하며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는 데다 올해 내 관내 방범 CCTV 7천740대에 얼굴 인식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어서 이 시스템을 실용화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범죄 행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응용해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아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부천시는 CCTV 영상 속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확진자 얼굴 사진과 동일 인물을 찾는 수준으로 이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며 "내년 중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내후년에는 실제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