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 침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복 선언까지 북한의 침묵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는 지난 8일 새벽 결정됐지만, 북한 매체는 9일 오후까지 이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관영 매체는 물론 ‘우리민족끼리’ 같은 대외선전용 매체도 선거 결과에 대해 무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2008년과 2016년 미국 대선 때는 당선 소식을 이틀 만에 보도했다. 당선 소식을 전할 때 각각 “공화당 후보를 많은 표 차이로 물리쳤다”거나 당선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새 행정부’라고만 표현하기도 했다.

미·북 관계가 180도 바뀔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관련 보도를 자제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내심 기대했을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해왔다. 실무협상 중심의 ‘보텀업’ 협상을 중시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행보에 주목하며 눈치 보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