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8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고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자 "당연한 결과"라고 반응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이날 NHK와의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애초부터 바이든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분석했지만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 정부는 향후 상황을 보면서 (당선자에게) 축하의 뜻을 전할 타이밍 등을 보겠다"며 미국 주요 미디어 대다수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보도하는 흐름이 더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미국 대선 후에 경쟁 상대가 패배를 인정하는 시점에 맞춰 당선자에게 총리 명의의 축하 인사를 전해 왔다.
직전 미국 대선인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싸웠던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선언한 지 30분 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축사를 발표했다.
이어 아베는 투개표일 이틀 후인 11월 10일 전화 통화를 한 뒤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11월 17일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는 등 당선자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이긴 2004년 대선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연거푸 승리한 2008년, 2012년 대선 때도 패배 진영의 동향을 살핀 뒤 패배 인정과 승리 선언인 나오는 것에 맞춰 총리 명의의 축의를 표명했다.
다만 조지 부시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격돌했던 2000년 대선 때는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주의 개표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축하 인사를 미룬 사례가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고어 후보가 법정 싸움에서 진 뒤 대선 패배를 선언한 후인 12월 14일 부시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공식 선언한 후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축하 메시지 발표 시기를 늦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스가 총리와 바이든 후보 간의 신뢰 구축을 목표로 한 외교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공식 확정된 후에 먼저 전화 회담을 성사시킨 뒤 내년 1월 20일 미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뒤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스가 총리의 미국을 방문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와 관련, NHK는 일본 정부는 스가 총리와 바이든 당선자 간의 신뢰 관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새 정부로 이행하는 미국 상황을 보면서 적절한 시기에 미일 정상회담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지구온난화 대책,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 국제적인 과제와 안보 분야에서 긴밀한 양국 간 협력을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광물협정 서명 의향을 밝혔다. 앞서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치달으며 양국 광물 협정 체결도 무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정상회담의 후폭풍을 수습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긴급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고, 미국 역시 준비가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전보장을 두고 충돌하면서 설전을 벌였고, 회담은 ‘노딜’로 끝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우리의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에 대해선 "관계 회복 측면에 대해서라면 난 우리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벌어진 설전이 여과 없이 전 세계로 생중계된 데 대해선 "그런 논의가 완전히 공개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것이 파트너로서 우리에게 긍정적이거나 추가적인 뭔가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종전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면박을 줬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굴하지 않고 안전보장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 협정 체결 시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한 안전보장 조치가 중요하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주인공은 5관왕에 오른 숀 베이커 감독의 영화 '아노라'다.2일(현지시간) 아노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편집상 등 5개 부문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아노라는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남우조연상(유라 보리소프) 한 부문을 제외하고 모두 수상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노라'는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뉴욕의 스트리퍼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숀 베이커 감독은 '탠저린'(2018),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 '레드 로켓'(2022) 등 미국 내 소수자와 비주류 문화를 조명해왔다. 이번에 '아노라'로 생애 첫 오스카 감독상을 거머쥐웠다.여우주연상을 받은 마이키 매디슨은 '서브스턴스'의 데미무어를 제치는 이변을 일으켰다.남우주연상은 '브루탈리스트'의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컴플리트 언노운'의 티모테 샬라메, '어프렌티스'의 서배스천 스탠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했다. 2003년 '피아니스트'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던 그는 22년 만에 생애 두 번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여우조연상은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에밀리아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 변호사 리타 역을 맡은 조이 살다나가 받았다.남우조연상은 '리얼 페인'에서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와 홀로코스트 투어에 나선 사촌 형제 벤지를 연기한 키런 컬킨이 받았다.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브루탈리스트'
미국 대형 투자은행 시티그룹이 고객 통장에 실수로 '11경'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송금했다가 급히 취소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티그룹 소속 직원 2명은 지난해 4월 고객 계좌에 280달러(약 41만원)를 입금하려다 실수로 81조달러(약 11경8503조원)를 입금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결제 담당인 직원과 거래 담당인 직원 모두 실수를 인지하지 못했고, 거래는 다음 날 영업 시작 시점에 처리되도록 승인됐다. 다만 다행히 결제가 처리된 지 90분 만에 세 번째 직원이 오류를 발견하면서 거래는 취소됐다.자금을 즉시 회수한 덕에 손실 등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지만, 시티그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및 통화감독청(OCC)에 이 사건을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시티그룹 측은 "내부 통제 시스템이 신속하게 입력 오류를 식별해 송금을 취소했다"며 "이 사건이 은행이나 고객에게 미친 영향은 결과적으로 없었지만,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했다.시티그룹의 송금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020년에도 화장품 그룹 레브론의 채권단에게 800만달러(약 117억원) 상당의 이자를 송금하려다 실수로 9억달러(약 1조3167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송금한 바 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