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우소나루 관계 브라질에 도움 안 돼…미국에만 이익" 비판 제기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브라질이 외교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만 몰두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여 보우소나루 정부가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은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가장 강력한 우군을 잃었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동안 고수해온 행태를 바꾸지 않으면 바이든의 승리가 브라질을 외교적 고립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승리] 브라질, 외교 고립 심화 우려…극우 정권엔 정치적 위기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정부가 인권·환경·통상 등 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어온 점을 언급하면서, 극우 보수주의 이념에 기반해 '새로운 브라질'을 추구해온 보우소나루의 실험이 미국 대선 결과로 극적인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차기 미국 정부와 관계를 고려해 외교·환경·경제 장관을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트럼프-보우소나루 관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상파울루 대학 경제경영학부의 시마웅 다비 시우베르 교수는 "두 사람의 관계가 브라질에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라면서 "미국의 이익에 굴복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시우베르 교수는 트럼프와 보우소나루의 관계를 '부자에게 양보하는 가난한 자'로 표현하면서 "그것은 우정이 아니라 종속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전문가인 하파에루 코르테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트럼프 행보가 좌파와의 차별화 시도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면서 "경제적 관점에서 그런 행태는 아무런 이득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극우 보수의 이념적 가치에 갇혀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실용적인 자세로 전환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하자 대선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전통적 관례를 깨고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그의 재선에 대한 기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내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바이든 취임식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