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정부도 경제정책 물밑 정비에 착수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 대선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장 영향을 주시해왔다.
이제 새로 출범할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고려해 이 TF를 미국 신(新)정부 대응 TF로 개편해 각종 대응책을 준비할 방침이다.
아직 미국 대선 이후 혼란이 가라앉지 않은 만큼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바이든 공약을 바탕으로 환경 규제와 다자무역 등에 대한 대비에 들어갔다.
◇ 기재부, TF 꾸려 물밑 대비 착수…장·차관급 회의도 가동 예정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달부터 경제정책국과 국제금융국, 대외경제국 등 관련 실국이 참여한 TF를 통해 미국 대선 상황을 챙겨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세계 경제에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대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정부는 기존 TF를 개편해 미국 신정부 출범을 본격적으로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TF 가동과 함께 장·차관급 회의에서도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무역정책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장관급 회의로는 홍 부총리가 주재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있고, 차관급 회의로는 김용범 1차관이 주재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있다.
다만 정부는 미국이 대선 이후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고 아직 당선인 확정과 신정부 출범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해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물밑에서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단기적으로 미국 내 불안이 우려되는데, 상황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행정부 진용이 갖춰지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 환경규제 강화시 한국기업 타격 분석…대응책 마련 정부는 바이든의 공약 중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주목하며 거시경제, 무역, 통상, 금융 등 분야별로 조율이 필요한 정책을 살펴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환경규제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글로벌 환경규제 준수를 강조하면서 기후협정을 지키지 않는 나라에 대해 탄소조정세·수입쿼터 부과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환경규제 강화시 한국 기업이 겪을 타격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한국판 뉴딜 중 그린 뉴딜이 미국 신정부의 친환경 기조와 궤를 같이할 여지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바이든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이 한국 정부 기조와 맞아떨어지는 것은 다행이지만 현재로선 신재생 에너지 투자에 우리 기업이 크게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글로벌 추세에 맞춰 한국 정부도 친환경 신재생 인프라 구축 정책을 계속 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다자무역 체제 복원, 한일관계 등 변화에도 대비 바이든이 동맹을 강화하고 다자무역체제 복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이에 발맞춘 정책 대비도 검토 중이다.
미국의 우방국 관계 회복 흐름에 한일관계는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중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동맹 강화 분위기 속에 한국이 미중 양국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주력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일관계에 관심이 컸던 과거 미국 민주당 정부 사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미국 신정부의 구체적인 메시지나 전략, 정책 방향의 윤곽이 잡히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전통적인 우방과의 공조 체제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할 텐데 한국에도 공조에 참여하라는 요구가 있을 것"이라며 "대중 정책과 대미 정책의 기본을 확립하지 않으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기 부양책 규모와 환율 흐름도 정부가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다.
◇ "미 대선 후 혼란, 한국 4분기 경기 영향 제한적" 정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대선 이후의 혼란이 4분기 경기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3분기 지표 호조로 4분기 경기 조기 반등의 희망을 품고 있는 만큼, 관련 리스크 요인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해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현재로선 미국 대선 이후 혼란이 경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지만 만약 변동성이 커진다면 즉각 시장안정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내 소비가 가라앉으면 수출 등 실물경제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으나 아직은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내 혼란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고, 사태 흐름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여전히 4분기 경기의 가장 큰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라고 말했다.
미국 의류 시장에서 갭 등 중저가 의류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어나자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이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갭, 게스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미국에 옷과 가방 등을 공급하는 회사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고객사 매출 증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의류 납품처는 갭(71%), 월마트(9%), 아메리칸이글(8%)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고루 호실적을 냈다. 갭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주당순이익이 예상치(37센트)를 넘어선 54센트를 기록해 중저가 의류 시장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4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매출이 늘어났다. 월마트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보였다. 핸드백 납품사도 호조세를 보였다. 마이클코어스, 게스 등 100만원대 미만 핸드백 가방을 주로 파는 회사에서 주문이 늘어났다. 올해 핸드백과 의류 생산량이 작년보다 각각 21%, 9.5%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한국의 생산 노하우를 해외 공장에 고스란히 구현하면서 품질은 유지한 채 인건비를 절감했다. 2014년 베트남 호찌민에 진출한 후 올해로 11년 차를&nb
정보기술(IT) 등 고성장 업종에서는 주주 배당보다 투자가 기업 가치를 더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기본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업종과 기업의 성장세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특히 “주주환원이 생산적 투자 기회를 제약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한은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주요 20개국(G20) 중 국유기업 위주인 중국과 자료가 부족한 사우디아라비아·호주 등을 제외하고 16개국 3560개 기업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의 27.2%로 분석 대상인 16개국 중 최하위였다. 한국 기업의 주주환원 규모는 영업현금흐름의 0.2배에 그쳤다. 신흥국인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0.1배)에 이어 뒤에서 세 번째다.다만 한국은 영업현금흐름 대비 자본적 지출(투자) 비중이 0.9배로 인도에 이어 비교 대상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배당을 유보한 현금을 사내에 쌓아두기보다 투자하는 데 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의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은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국 기업의 자본 대비 시가총액(PBR)은 1.4배로, 인도(5.5배) 미국(4.2배) 영국(3.3배) 등보다 낮았다.한은은 일반적으로 주주환원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 가치가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김선임 한은 차장은 “중장기적으로 일반 주주 보호,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의 투자자 신뢰 제고 등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주주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7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작년 12월 올해 한국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1.5%로 낮춰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무역이 위축되면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OECD는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세계 성장률도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새로운 통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 개혁과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 세계 성장률 3.3%→3.1% 하향OECD는 17일 발간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와 일치하고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1.6%) 예상치보다는 낮다. OECD는 매년 3월과 9월에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한다.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폭(0.6%포인트)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멕시코(2.5%포인트) 캐나다(1.3%포인트)에 이어 컸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트럼프 관세 전쟁의 첫 타깃이 된 국가다. OECD가 한국도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으로 성장이 위축될 대표적인 국가로 꼽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OECD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각국 무역장벽이 높아진 데다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OECD는 이 같은 불확실성을 고려해 올해 세계 성장률을 종전 3.3%에서 3.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G20 성장률은 3.3%에서 3.1%로 낮췄다. 주요국 성장률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2.4%에서 2.2%, 유로존은 1.3%에서 1.0%, 일본은 1.5%에서 1.1%로 낮췄다.내년 한국 성장률은 2.1%에서 2.2%로 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