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학생 돌연 사망하기도…"학교·교육청 '미온·무책임' 대응"
'쇠파이프·각목 동원 집단폭행'…전남 충격적 학교폭력 잇따라
전남 일선 학교에서 '충격적인 학교폭력'이 잇따라 발생해 교육 당국이 특단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학교 기숙사에서 성추행 피해 학생이 돌연 사망한 사건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데 이어 고등학생 20명이 쇠 파이프와 각목 등을 동원해 한 학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3개월여 만에 드러났다.

5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완도고 2, 3학년 학생 20명은 지난 7월 20일 오후 6시 50분께 2학년 A군이 뒷담화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A군을 학교 인근 폐건물로 데려갔다.

가해 학생들은 A군을 '엎드려뻗쳐'를 시킨 상태에서 쇠 파이프와 각목 등을 이용해 폭행했다.

최근 A군은 "3학년들은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착한 척한다"는 말을 주위에 했는데 이를 누군가 녹음했고 가해 학생들이 이를 듣고 이 같은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을 당한 A군은 전남대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혁제 전남도의원은 지난 4일 도 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완도고에서 7월에 터진 학교폭력은 어마어마한 큰 사건인데 저희 의원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며 교육 당국을 질타했다.

교육 당국이 '조직폭력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집단 폭력이 학교에서 이뤄졌는데도 의회에 보고하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와 관련, 완도고 최모 교장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려는 언론 취재에 "완도교육지원청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완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 연결을 위해 이름 등을 묻자 "홈페이지에 찾아보면 된다"고 말하는 등 교육 당국으로서 무책임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완도고에서는 최근 담임교사가 반장에게 사실상 시험문제를 유출해 해임되는 등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전남 영광 모 중학교 1학년이던 B 군은 지난 7월 3일 급성 췌장염으로 숨졌다.

'쇠파이프·각목 동원 집단폭행'…전남 충격적 학교폭력 잇따라
B 군의 부모는 아들의 사망이 학교 기숙사에서 친구들에게 당한 성추행과 관련이 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7월 16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내 성폭력 및 학교·상급 기관의 미흡한 대처로 아픔을 호소하다 하늘나라에 갔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려 한 달간 25만2천624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집단 폭력과 시험지 유출이 발생한 완도고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심도 있게 들여다보겠다"며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선 교육지원청, 학교 등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