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 잇따라 추가 범행 시도 예방
강력팀 투입했더니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효과도 '톡톡'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해 강력팀을 투입했더니 검거 소요 일수가 기존 5일에서 2.5일로 단축됐고, 단속 실적도 개선됐습니다.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교태 광주지방경찰청장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대응을 질타하는 의원에게 한 말이다.

김 청장은 '형사과 강력팀을 투입했더니,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에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여도 될 법했다.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 강력팀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 추가 범행 예방 성과도 잇따라 내고 있다.

경찰은 최근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아 전달한 돈을 상부 조직원에게 송금한 혐의로 A(32)씨를 붙잡았다.

A씨는 지난달 12일 낮 12시 30분께 전남 여수시에서 금융감독 직원인 척 연기하며 피해자에게 1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3차례에 걸쳐 5천여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품 팔아 A씨의 신원을 특정한 경찰의 출석요구에 A씨는 제 발로 경찰서로 찾아왔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범죄에 동원된 줄 모르고 한 일이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강력팀 형사와 밀고 당기는 조사가 이뤄지는 와중 압수당한 A씨의 휴대전화에서 요란한 메시지 도착 알람이 울려 퍼졌다.

강력팀 투입했더니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효과도 '톡톡'
"전남 장흥으로 이동해 돈 받아오라."
보이스피싱 상부 조직원이 A씨가 검거된 사실을 모르고 또 다른 범죄 지시를 한 것이다.

A씨는 자신의 죗값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교통사고 당해서 일 못 합니다"라고 거짓 메시지를 상부 조직원에게 보냈고, 이에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타지역에서 활동 중인 다른 수거책을 장흥으로 보냈다.

현지에서 피해자를 애타게 찾고 있던 다른 형사들은 '추가 범행을 시도한다'는 소식에 발길을 재촉해 장흥의 한 마을을 모두 뒤져 피해자를 찾아냈다.

그리고 피해자를 두 번째 속여 돈을 받아 내려고 온 수거책 B(39)씨를 잠복 끝에 검거했다.

북부경찰서 강력팀의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달에는 추적 중인 보이스피싱 수거책 용의자가 경남 양산지역으로 이동해 추가 범행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채고, 용의자를 제지해 추가 피해를 막기도 했다.

당시 용의자가 돈을 받아 송금했더라면 피해자는 피해액 1천500만원을 고스란히 잃을 상황이었다.

광주 경찰은 지난 9월부터 늘어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강력팀을 투입해 대면편취형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대출을 싼 금리의 다른 대출로 전환해준다고 속이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약자의 고통이 배가 되고 있다"며 "실적을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예방보다는 범인 검거에 집중하기 쉽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해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