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폐기물업체 매립장 증설 추진에 환경단체 반발
경북 포항에서 폐기물처리업체가 매립장 증설을 추진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3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폐기물처리업체 에코시스템은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산업단지 안에 있는 폐기물매립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2006년 허가를 받은 이 회사는 허가량을 늘리면서 운영 기간을 늘려 2024년 3월이면 운영을 마친다.

에코시스템은 폐기물 수요가 많다고 판단해 매립장 둑을 기존 45m에서 60m로 높여 매립공간을 47만3천840㎥ 증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최근 대구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냈다.

그러나 매립장 인근 포항 남구 오천읍 주민은 유해한 폐기물이 바람을 타고 오천읍으로 날아온다며 증설에 반대하고 있다.

오천읍SRF반대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4천500여 명 서명을 담은 증설 반대 의견서를 시에 냈다.

비상대책위는 "허가용량이 다 차면 더럽혀진 땅을 온전히 예전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양성화해 주민에게 돌려줄 것이라 믿었다"며 "지하 20m에 지상 25m 지정·산업폐기물장도 모자라 15m 더 높여 증설안을 내놓은 것은 주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증설 이유로 내놓은 포항 폐기물 발생 증가로 인한 매립장 확보 목적은 거짓말"이라며 "그동안 타지 폐기물 매립량이 70%를 넘고 그 비율도 해마다 늘어난 것을 보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폐기물처리업체 네이처이앤티도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산업단지에 있는 매립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처이앤티 매립장은 1994년 6월 폭우로 둑이 무너지면서 염색폐기물 수십만t이 유출돼 1년여간 응급복구 공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후 지금까지 방치되면서 수분함유량이 높은 염색 폐기물이 굳어지지 않고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매립장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사고 이후 회사를 인수한 네이처이앤티는 2016년 1월 매립장 안정화 조사 용역을 거쳐 매립장이 재난안전 D등급이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사 결과를 받았다.

이에 따라 현 매립장 인근에 새로운 매립장을 만들어 기존 매립장에 있는 염색폐기물을 꺼내 고형화한 뒤 묻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포항시민 환경권을 무시한 채 매립장이 증설될 경우 사업주에게 특혜가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