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큰 태풍 피해를 겪어온 일본이 올해는 태풍이 모두 비껴가는 운 좋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태풍 시즌인 7∼10월을 포함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상륙한 태풍이 하나도 없었다.

태풍은 적도 부근 해역에서 연중 발생하지만, 11월 발생한 태풍이 일본에 상륙한 사례는 통계가 있는 1951년 이후로는 1990년 한 번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일본은 올해 태풍 상륙이 없는 한 해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평균 3차례 정도 태풍의 중심이 지나가는 일본에 태풍이 상륙하지 않은 것은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 중심이 규슈(九州), 시코쿠(四國), 혼슈(本州), 홋카이도(北海道) 등 본토 4개 섬의 해안선에 도달하면 상륙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해마다 태풍 피해 일본, 12년만에 상륙 태풍 '0' 가능성
일본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태풍의 일본 상륙을 막은 '일등공신'으로 태평양 고기압대를 꼽고 있다.

올해 7월에 관측 사상 처음으로 태풍 자체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8∼9월 초순에 태평양 고기압대가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일본 주변을 덮어 태풍이 상륙하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또 8월에는 필리핀 근해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상승 기류가 발생했고, 이것이 일본 부근에서 하강 기류로 바뀌면서 태평양 고기압대를 키워 일본 쪽으로 향하던 태풍이 동중국해로 북상토록 했다고 분석했다.

올 10월에도 7개의 태풍이 생겨 10월 발생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 세워졌지만, 일본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태풍이 일본에 하나도 상륙하지 않은 것에 대해 "기압 배치의 영향 등 우연한 요인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