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500안타 달성한 박용택, 남은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뿐
20년 '한화맨' 김태균, 후배들에 우승 한풀이 부탁하고 은퇴
오승환, 300세이브 달성에 '-5'…강정호, 비난 여론에 무릎
[프로야구결산] ③ 아듀 박용택·김태균…오승환 고전·강정호는 복귀 불발
안타깝지만, KBO리그 최고의 '안타 머신'과 '출루 머신'을 내년에는 볼 수 없다.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41)은 올 시즌이 현역 마지막이고, 한화 이글스의 상징인 김태균(38)은 은퇴를 선언했다.

박용택은 지난해 1월 LG와 2년 총액 25억원에 계약했다.

박용택은 올 시즌을 마친 뒤 19년 동안 입었던 줄무늬 유니폼을 벗고 은퇴한다.

박용택은 정규리그 통산 2천236경기에서 2천504안타, 통산 타율 0.308을 남겼다.

지난 8월 박용택을 위한 '은퇴 투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박용택은 직접 나서 고사했다.

하지만 다른 팀 선수들이 알아서 은퇴 행사를 마련해 박용택에게 특별한 마지막을 선물했다.

일부 팬들은 박용택을 LG만의 스타라고 평가 절하했지만, 동업자들은 리그 최초의 2천500안타가 가진 가치를 인정했다.

누구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해 나이마다 타격폼을 바꾸는 철저함으로 쌓아 올린 기념비적인 기록에 대한 예우였다.

박용택은 10월 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2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서 2루타를 쳐내고 KBO리그 최초로 2천500안타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박용택은 대기록을 세우고도 팀 패배에 아쉽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선수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박용택의 남은 꿈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1994년에 창단 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LG는 박용택이 프로 데뷔한 2002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막판까지 가장 유력한 2위였지만 마지막 2경기에서 하위권 팀들에 연달아 덜미를 잡혀 4위로 추락했다.

[프로야구결산] ③ 아듀 박용택·김태균…오승환 고전·강정호는 복귀 불발
박용택이 가능성이 작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데 반해 김태균은 우승 한을 끝내 풀지 못하고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 시즌까지 11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김태균은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전하며 67경기에서 타율 0.219에 그쳤다.

여기에 지난 8월 왼쪽 팔꿈치 충돌 증후군에 따른 염증 발생으로 경기 출장을 하지 못했고, 결국 올 시즌 복귀가 힘들어지자 은퇴를 결심했다.

'원클럽맨'인 박용택처럼 김태균도 일본 지바 롯데 말린스에서 뛴 2년을 빼면 18시즌을 한화에서만 뛰었다.

KBO리그 통산 2천14경기에 출전해 우타자 중 유일하게 2천안타에 300홈런을 달성했다.

특히 출루 능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김태균의 통산 출루율은 0.421로 3천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역대 2위다.

누구보다 화려한 기록을 세웠지만, 김태균은 줄곧 하위권에 머문 팀 성적 때문에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 22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김태균은 한화를 한 번도 우승으로 이끌지 못한 자책과 팬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마지막 한 타석이라도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에도 김태균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이를 마다했다.

못다 한 우승의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길 기원하는 마음에서였다.

22년 동안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뛴 우완 사이드암 권오준(40)과 SK 와이번스의 우완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윤희상(35)도 화려한 시절을 뒤로 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프로야구결산] ③ 아듀 박용택·김태균…오승환 고전·강정호는 복귀 불발
돌아온 '끝판대장'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은 국내 복귀 첫 시즌에 아쉬움을 남겼다.

오승환은 올 시즌 44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8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올렸다.

7월 9경기에서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6.52로 고전할 때는 "천하의 오승환도 세월 앞에선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들었다.

1년의 공백과 팔꿈치 수술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오승환은 8월 평균자책점 1.86, 9월 2.35로 호투하더니 10월에 치른 12경기에서는 0.71까지 끌어내리고 클래스를 입증했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승환은 2013년까지 277세이브를 거둔 뒤, 해외 리그에 진출했다.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거쳐 7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오승환은 올 시즌 18세이브를 추가해 통산 300세이브에 5개를 남겼다.

내년 시즌 초반 KBO리그 최초로 300세이브 달성이 유력시되는 오승환은 내년에도 삼성의 '수호신'이다.

[프로야구결산] ③ 아듀 박용택·김태균…오승환 고전·강정호는 복귀 불발
오승환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데 반해 KBO리그 복귀를 추진했던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는 거센 반대 여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복귀 의사를 철회했다.

강정호는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뛰던 2016년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다.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그 뒤 사실상 메이저리그에서 방출당한 강정호는 지난 5월 KBO리그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내며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상벌위원회가 1년 실격 처분을 내리면서 국내 복귀 가능성이 열리자 강정호는 그때서야 입국해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눈물을 흘리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순 없었다.

[프로야구결산] ③ 아듀 박용택·김태균…오승환 고전·강정호는 복귀 불발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는 10월 30일 시즌 최종전에서 팀의 극적인 3위 도약을 이끌고 KBO리그 역대 21번째로 20승(2승) 고지에 올랐다.

같은 팀 동료인 호세 페르난데스는 안타 1개가 부족해 역대 2번째 한 시즌 200안타를 아쉽게 놓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10월 22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19년 만이자 역대 2번째로 4타자 연속 홈런의 진기록을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