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을 잇는 30여만㎞의 유라시아 대륙 철도를 활성화 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북한의 열악한 철도 환경 개선이 지적됐다.
진장원 한국교통대 융합연구소장은 28∼29일 열린 '세계코리아포럼 : 2020 모스크바-코리아 콩그레스'에서 '대륙철도연계를 위한 남북중러몽 철도 협력 방안'을 주제로 이 같이 밝혔다.
진 소장은 "유라시아 대륙은 전 세계 육지 면적의 40%에 이르며 70여개국 45억명이 살고 있는 곳"이라며 "지구촌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이자, 저성장 흐름 속에서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7%를 나타내는 역동적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곳을 관통하는 5개국의 철도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8만5천513㎞의 철로를 갖춘 철도 대국이지만 바이칼 호수 동부 지역과 같이 인구밀도가 낮은 곳은 이용객이 적을 수 있다는 효율성 문제와 (넓은 땅덩이 탓에) 구간에 따라 선로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은 70년 동안 섬처럼 존재한 나머지 국제 철도 운영 경험이 전무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5개국 중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철도는 2016년 기준 총 5천304㎞로 남한보다 길지만 97%가 단선이라 선로 용량이 매우 제한적인 데다 시설 노후화로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고, 터널 교량 등의 안전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력 상황이 열악한 만큼 실질적으로 운행이 가능한 구간은 매우 한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진 소장은 "유라시아대륙 철도 개통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인프라 정비"라며 "선결 과제로 남북한 철도의 원활한 연계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 간 철도 신호와 통신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을 논의하는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진행해 북한 철도를 현대화 시켜 나가야 한다"며 "일단 부산과 서울, 평양, 중국 선양(瀋陽) 등을 잇는 콜드체인(온도에 민감한 상품의 생산·보관·유통·판매 등 저온유통체계) 철도 물류 구축 등 현재 단계에서 가능한 사업을 시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진 소장은 이밖에 나라마다 다른 전력 공급 방식과 신호·통신 시스템을 일치시키는 것이 차기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국가를 철도로 오갈 수 있는 유럽의 경우, 2009년 표준 플랫폼을 개발해 국가 간 인프라와 차량·교통 관리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며 "철도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상호 호환이 불가능한 유라시아 국가가 선례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