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부양·기업실적 개선…대체투자 시장에 '긍정적'
투자지형 양극화…관광·요식업 등 오프라인 집중 피해
낙관적 시장 전망 많아…리스크 큰 자산 투자 경향 뚜렷
한국경제신문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최한 ‘ASK 2020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글로벌 대체투자 분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충격을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극복하면서 대체투자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3조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친 결과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풀린 덕분이다. 실물경제 회복세는 다소 더디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대형주 관련 지수 상품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기술주로 투자 자금이 쏠리고 있다. 미 S&P500지수는 지난 3월 저점 대비 50% 이상 반등했다.
투자자들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주요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대체투자 열기도 뜨거워질 것이라고 공통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기대를 높이는 주요인으로는 미국발 경기부양책의 지속성, 저금리 장기화 등을 꼽았다. 윈트롭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으로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리스크가 큰 자산에 투자하려는 ‘리스크 온’ 분위기가 확연하게 느껴진다”며 “채권수익률이 계속 떨어진 만큼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고위험 투자처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스요르그 바우만 스텝스톤그룹 의장도 “사모대출시장의 전체 환경을 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소수 투자자에게만 친화적이었는데 지금은 시장이 대중 전체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직접 대출은 채권 투자를 대체하는 핵심 투자처로 꼽히며 특히 연기금같이 현금 수익을 추구하는 기관투자가들에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지연 가능성, 미국 대선 등은 경계해야 할 변수로 거론됐다. 윈트롭 CEO는 “Fed가 당분간 경기부양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겠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며 “금융시장이 실물경제에 비해 빠르게 회복됐지만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 미국 대선 이후 변동성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 지형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하면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켄 켄슬 처칠자산운용 CEO는 “금융위기 때는 모든 업종이 피해를 봤지만 지금은 관광, 레저, 석유, 요식업 등 오프라인 업종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았고 반대로 혜택을 받은 업종도 여럿 있다”며 “운용환경뿐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장기적으로 사업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어 투자 환경이 만만치 않다”고 진단했다.
주요 투자처로는 일시적으로 저평가된(distressed) 자산과 부동산 등을 꼽았다. 바우만 의장은 “향후 2~3년은 일시적으로 저평가됐던 자산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채연/임근호/김진성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