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아프가니스탄 미군 주둔 지지…러 이익에 배치되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 '로시야-1'(러시아-1)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주둔을 지지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에도 찬성했었다"고 소개하면서 "나는 지금도 미군의 아프간 주둔이 러시아의 국가 이익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가 아프간 평화협상을 위해 좋은 여건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미군 철수로 여러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자신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러시아가 아프간에서 오는 위험 대응책 마련을 위해 추가로 돈을 써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푸틴은 러시아와 미국이 여러 문제에서 갈등을 겪고 있지만, 양국 보안당국 간 협력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아프가니스탄과 관련해서도 이 같은 협력이 이루어지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아프간 내 미군 활동을 대테러 활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미군이 러시아 측에 테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으로 받은 정보가 러시아 내에서의 테러를 방지하는 데 여러 차례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 2월 말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14개월 내로 현지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9월 이미 8천600명 수준까지 줄인 아프간 주둔 미군의 수를 단기간에 4천 명으로 더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철군 조건으로 미군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협상 개시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지난 9월 중순부터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빠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군 공격을 받아 정권을 잃었지만, 현재 세력을 상당히 회복해 사실상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