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문가·사진작가 힘 합쳐 북한 호텔 특징 등 담은 책 출간
평양에서 최고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외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북한 가이드의 대답은 바로 평양호텔이다.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평양의 여러 호텔의 특징을 사진과 함께 다룬 이색적인 책이 출간됐다.

23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전문가이자 팟캐스트 호스트인 제임스 스컬린과 사진작가인 니콜 리드가 공동으로 펴낸 '평양의 호텔들'(Hotels of Pyongyang)이란 책을 서평란에서 소개했다.

브릿팝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영국 밴드 블러(Blur)는 8집 '더 매직 휩'(The Magic Whip)에 '평양'이란 곡을 수록했다.

멤버 데이먼 알반이 2013년 북한 방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노래는 평양의 특급호텔인 양각도호텔에서 창문을 통해 섬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에 관한 내용이다.

양각도호텔은 수도 평양을 가로지르는 대동강 양각도에 위치한 47층짜리 건물로, 1천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을 여행하는 대부분의 서구인은 꼭대기에 회전 레스토랑을 갖고 있는 이 회색 건물에 머물며 짜여진 관광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며, 감독하에 하루 일정을 마친 뒤에도 호텔에서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평양의 호텔들'은 이같은 북한 여행의 딱딱함이 아니라 호텔 자체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스컬린은 서문에서 평양의 호텔들이 체제 선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가이드와 바에서 몇 잔의 술을 나누다 보면 뒷얘기들을 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비싸기로 유명한 평양호텔이라는 등의 설명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책은 호텔의 독특한 디자인과 내부 장식 등을 사진으로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리드는 2019년 4월 북한 방문 당시 대부분의 손님이 관광을 위해 떠난 낮에 호텔 곳곳을 찍을 수 있었다.

책은 평양의 호텔들이 소비에트 예술품과 파스텔 색상, 예상 밖의 꼬마전구와 플라스틱 식물 등 특이한 조합을 특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무도회장 스타일의 샹들리에를 갖춘 조식당, 높은 무대를 가진 가라오케, 2개의 플라스틱 돌고래 모형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소산호텔의 수영장 등의 특징과 내부 장식 등도 사진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한다.

책은 (미국 드라마인) '매드 맨'(Mad Men)을 북한에서 리메이크한다면 보통강호텔의 바가 제격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