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폐쇄로 외국 노동자 입국 크게 감소…택배인력·택시기사 부족 심각
코로나로 이민노동자 준 러시아 인력난 심각…"청소할 사람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외국 이민 노동자들의 유입이 줄면서 러시아가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건설, 환경 미화, 택시 운송 등의 분야에서 옛 소련권인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 이민 노동자들을 많이 이용해 왔다.

러시아인들과 비교해 훨씬 싼 값에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본국으로 돌아갔던 많은 외국인이 러시아로 돌아오는 길이 막히면서 러시아 내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지 경제 전문 일간지 '베도모스티'는 최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이주 노동자 유출로 러시아 내 대도시들에서 노동력, 특히 택배 인력과 택시 기사 등이 크게 부족해졌다고 전했다.

외국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들의 약 40%가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건설 분야는 러시아 전역에서 10만명 정도의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통계가 나왔다.

최근 수도 모스크바의 세르게이 소뱌닌 시장은 올해 관내 이민 노동자가 40%나 줄면서, 5만명 정도가 필요한 거리 청소 인력 등의 부족 현상이 심각해졌다고 전했다.

중앙아시아에서 온 이민 노동자들은 월 몇백 달러(수십만원) 정도의 저렴한 임금에도 성실하게 일해 러시아 고용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대다수 중앙아 국가 노동자들에겐 이 정도 수준의 임금도 일자리가 부족한 자국 내 임금 수준과 비교할 땐 상당히 높은 것이어서 대규모로 러시아를 찾았다.

타지키스탄의 경우 주로 러시아에서 일하는 국외 근로자들의 송금액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많은 이들이 이민 노동을 해왔다.

코로나로 이민노동자 준 러시아 인력난 심각…"청소할 사람없어"
하지만 코로나19로 러시아가 지난 3월 국경을 전면 폐쇄한 후 전염병 상황이 개선되고 러시아와 교류가 많은 일부 국가들의 국민에게만 입국을 허용하고 있어 중앙아 출신 노동자들은 입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전염병 사태로 온라인 시장은 큰 성장세를 보이면서 관련 분야 인력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히 올해 식료품 신속 배송(1시간 내 배송) 시장은 지난해 7억 루블(약 103억원)에서 올해 300억 루블(4천400억원) 규모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식료품 온라인 배송 시장은 1천350억 루블(약 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배송 인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이민 근로자들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러시아인들은 차라리 실업수당을 받더라도 고되고 임금이 낮은 일은 하지 않으려 해 인력 조달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