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멈춘다…시간의 주인이 되는 시간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시계는 크게 두 가지다. 혁신적인 기술을 모아놓은 고성능 시계이거나 예술적으로 빛나는 시계다.
로저드뷔의 ‘엑스칼리버 스켈레톤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 은 혁신적인 기술을 집약한 대표적인 명품 시계다. 이 제품엔 2005년 이 브랜드가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스켈레톤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이 장착돼 있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스켈레톤 방식의 무브먼트(동력장치)를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여기에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 두 개가 공중에 뜬 상태로 회전하도록 구현해냈다. 투르비용 두 개가 돌아가 시간 오차를 더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새로 나온 로저드뷔의 엑스칼리버 스켈레톤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 가격은 3억8700만원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도 마찬가지다. 얇은 무브먼트 안에 만년 달력인 퍼페추얼 캘린더를 담아냈다. 이 시계는 2100년 3월 1일 윤년까지 모두 계산해 정확한 날짜를 보여준다. 사람이 날짜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 얇게 만들기 위해 총 부품 수를 276개로 확 줄였다. 이 시계의 가격은 1억6900만원대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트래디셔널 투르비용 MOP’ 역시 투르비용을 장착한 고성능 여성 시계로 사랑을 받고 있다. 복잡한 시계의 기능을 마더오브펄(진주조개) 다이얼과 핑크골드 베젤,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 같은 아름다운 요소로 감쌌다. 가격은 2억원대.
궁극의 화려함을 담았다
다이아몬드 등 화려한 보석을 세공한 주얼리 워치도 고가 시계의 한 축을 차지한다. 정교한 세팅, 피부를 감싸는 부드러운 착용감, 옷의 실오라기를 뜯어내지 않는 매끄러운 표면 등 깊이 있는 세공 기술이 적용된다. 주얼리 워치의 강자는 까르띠에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플라잉 투르비용 리버스트 다이얼 워치’ ‘팬더 드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워치’ 등 화려한 다이아몬드를 세밀하게 세팅한 시계들은 가격이 5억~10억원대다.시계 전체에 다이아몬드를 박은 ‘로통드 드 까르띠에’는 케이스와 다이얼에 17.22캐럿의 바게트컷 다이아몬드가, ‘브레이슬릿’에는 총 37.79캐럿의 바게트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다. 여기에 투르비용을 장착하고, 52시간 파워리저브 기능을 적용해 주얼리 워치 마니아 사이에서 ‘갖고 싶은 시계’로 꼽힌다. 가격은 10억원대. 단 5점만 예약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워너비 리스트에는 1000만원대 시계를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입문자용(엔트리)으로 1000만원 안팎의 제품도 선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다.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훨씬 많아 구하기 어렵지만 ‘직장인들이 꼭 갖고 싶어 하는 시계’ 목록에 항상 오른다.최근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1000만원대 안팎의 인기 시계로는 까르띠에의 신제품 ‘파샤 드 까르띠에’를 들 수 있다. 오토매틱 시계로 클래식한 동그란 다이얼,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시곗줄, 40시간 파워리저브 등의 기능이 장점으로 꼽힌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700만~800만원대다.
몽블랑의 ‘스타 레거시 풀 캘린더’ ‘1858 지오스피어 블루’도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1858 지오스피어 블루는 다이얼 위에 지구 남반구와 북반구 모형을 담은 디자인이 독특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700만~800만원대다.
예물시계로 많이 선택하는 오메가에서는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문페이즈’ ‘씨마스터 다이버300M’ ‘컨스텔레이션 어벤츄린’ 등이 잘 팔린다. 오메가 관계자는 “스피드마스터와 씨마스터 같은 스포티한 시계로 오메가에 입문하는 2030 젊은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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