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겪고서야 생기는 광주 발달장애인센터…"조금만 빨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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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지원센터 설치 계획 밝혀
지원 호소하던 발달장애인 부모 "늦었다…그래도 환영"
"그렇게 애타게 도와달라고 했었는데, 결국 아픔을 겪고 난 뒤에야 만들어지네요.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지원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낮 시간대 활동 지원과 밤 시간대도 전담인력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주거모델을 새롭게 도입해 24시간 행동 치료와 돌봄을 병행하는 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센터 설립은 지난 6월 3일 광주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모자 사망 사건이 계기가 됐다.
한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아픈 선택을 한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광주시는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을 만났다.
광주의 7천888명 발달장애인 중 최중증 700여명, 그중에서도 도전적 문제행동으로 마땅한 시설 이용조차 거부당하는 160여명을 최우선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획팀(TF) 등을 꾸린 결과가 이번 센터 설립으로 이어졌다.
장애 정도가 심해 시설에 맡길 수 없고,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을 보낼 곳 없던 가족들은 환영했지만, 뒤늦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 가족도 그런 반응을 보인 가족 중 하나다.
2017년 6월의 어느 날 당시 21살이던 A씨의 딸은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 했다.
어머니는 베란다에 위태롭게 매달린 딸을 가까스로 붙잡아 구조될 때까지 꼬박 15분을 버텨 살렸다.
딸은 지적장애 3급 발달장애인이었다.
네 살 때 뇌척수염이라는 질병을 앓아 어린아이 수준의 정신을 간직한 채 성장한 딸은 성인이 됐어도 늘 누군가의 관심을 끌려고 했고, 그런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폭력성이 나타나 심하면 자해까지 했다.
성인이 된 딸을 보살펴주고, 치료해줄 곳은 찾기 어려웠다.
딸을 온종일 보살피는 고단한 양육은 고스란히 늙어가는 A씨 부부의 몫이었고, 어디에 '힘들다'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A씨는 아파트에 매달렸다 구조된 사연을 전한 연합뉴스에 당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 국민께 죄송하다"며 편지를 보냈다.
그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둔 가정의 가장 큰 바람은 자식보다 부모가 단 하루만 더 오래 사는 것"이라며 "아빠, 엄마가 없더라도 딸을 돌볼 곳,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 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여러 곳에서 도움을 줬다.
희망을 갖고 일주일에 한 번씩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최면 치료와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며 노력했지만, 두 번째 비극이 가족을 덮쳤다.
딸이 또다시 베란다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이번에는 어머니가 붙잡을 기회도 없이 12층 아래로 추락한 딸은 베란다 시설물과 나무 등에 부딪혀 생명은 건졌지만,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수차례 수술 끝에 다리는 절단됐고, 목에는 살기 위한 구멍이 뚫렸다.
1년여의 입원 생활을 견디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딸은 아직도 경찰관과 소방관을 동경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센터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A씨는 누구보다도 반겼다.
그러나 딸의 사건 당시 무수히 호소했는데도, 결국 다른 가족의 아픔을 겪고 나서야 대책이 마련됐다며 "조금만 빨랐더라면…"이라는 말을 끝맺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그러나 광주시가 만든다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센터에 딸을 보내지는 않겠다고 했다.
자신의 가족보다 더 아프고 힘든 가족들을 위해 딸의 자리는 비워두겠다는 뜻이다.
A씨는 "주변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보면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주지 않아 한계에 다다르면, 누구든 아픈 선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수시로 했다"며 "발달 장애인 가족에 대한 관심과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으로 보여 반갑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원 호소하던 발달장애인 부모 "늦었다…그래도 환영"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지원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낮 시간대 활동 지원과 밤 시간대도 전담인력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주거모델을 새롭게 도입해 24시간 행동 치료와 돌봄을 병행하는 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센터 설립은 지난 6월 3일 광주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모자 사망 사건이 계기가 됐다.
한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아픈 선택을 한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광주시는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을 만났다.
광주의 7천888명 발달장애인 중 최중증 700여명, 그중에서도 도전적 문제행동으로 마땅한 시설 이용조차 거부당하는 160여명을 최우선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획팀(TF) 등을 꾸린 결과가 이번 센터 설립으로 이어졌다.
장애 정도가 심해 시설에 맡길 수 없고,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을 보낼 곳 없던 가족들은 환영했지만, 뒤늦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 가족도 그런 반응을 보인 가족 중 하나다.
2017년 6월의 어느 날 당시 21살이던 A씨의 딸은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 했다.
어머니는 베란다에 위태롭게 매달린 딸을 가까스로 붙잡아 구조될 때까지 꼬박 15분을 버텨 살렸다.
딸은 지적장애 3급 발달장애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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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딸을 보살펴주고, 치료해줄 곳은 찾기 어려웠다.
딸을 온종일 보살피는 고단한 양육은 고스란히 늙어가는 A씨 부부의 몫이었고, 어디에 '힘들다'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A씨는 아파트에 매달렸다 구조된 사연을 전한 연합뉴스에 당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 국민께 죄송하다"며 편지를 보냈다.
그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둔 가정의 가장 큰 바람은 자식보다 부모가 단 하루만 더 오래 사는 것"이라며 "아빠, 엄마가 없더라도 딸을 돌볼 곳,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 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여러 곳에서 도움을 줬다.
희망을 갖고 일주일에 한 번씩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최면 치료와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며 노력했지만, 두 번째 비극이 가족을 덮쳤다.
딸이 또다시 베란다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이번에는 어머니가 붙잡을 기회도 없이 12층 아래로 추락한 딸은 베란다 시설물과 나무 등에 부딪혀 생명은 건졌지만,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수차례 수술 끝에 다리는 절단됐고, 목에는 살기 위한 구멍이 뚫렸다.
1년여의 입원 생활을 견디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딸은 아직도 경찰관과 소방관을 동경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센터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A씨는 누구보다도 반겼다.
그러나 딸의 사건 당시 무수히 호소했는데도, 결국 다른 가족의 아픔을 겪고 나서야 대책이 마련됐다며 "조금만 빨랐더라면…"이라는 말을 끝맺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그러나 광주시가 만든다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센터에 딸을 보내지는 않겠다고 했다.
자신의 가족보다 더 아프고 힘든 가족들을 위해 딸의 자리는 비워두겠다는 뜻이다.
A씨는 "주변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보면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주지 않아 한계에 다다르면, 누구든 아픈 선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수시로 했다"며 "발달 장애인 가족에 대한 관심과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으로 보여 반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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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