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면 수성사격장 소음·진동 피해…사격장 폐쇄 요구
국방부 "폐쇄는 안 돼…협의체 만들어 지원"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에 포항 주민 "55년간 참았다"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을 둘러싼 주민과 국방부 간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군은 1965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1천246만4천여㎡ 땅에 수성사격장을 만들어 각종 화기훈련을 해왔다.

이곳은 50여가구 130여명이 사는 마을에서 1㎞ 거리에 불과해 주민이 불발탄이나 유탄, 소음, 진동, 화재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가 거론돼왔다.

그러나 그동안 피해에 따른 지원이 특별하게 없었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올해 2월부터 수성사격장에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하자 주민 분노가 커졌다.

당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장면은 연합뉴스 등 언론에 포착된 바 있다.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에 포항 주민 "55년간 참았다"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에 포항 주민 "55년간 참았다"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에 포항 주민 "55년간 참았다"
주민들은 주한미군이 소음에 따른 민원 때문에 경기 포천에서 수성사격장으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장을 바꾼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최근 사격장 폐쇄와 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이어 열고, 장기면 주요 도로 곳곳에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에 국방부는 포천 주민 민원이 아니라 안전성을 고려해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장을 바꿨다며 폐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주민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사격훈련장을 바꾼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포항시민, 포항시, 국방부가 참여하는 민관군협의체를 만들어 지원사업이나 주민 이주를 논의하자고도 했다.

그러나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는 주민 반발은 여전하다.

15일 오후 장기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장기면 주민과 국방부 관계자 간담회는 10여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장기면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 관계자는 "지난 55년간 구석구석 피해를 봤지만, 보상 하나 없었고 주민에게 일언반구 없이 아파치헬기가 멋대로 와서 사격했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사격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종덕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장은 "시민, 포항시, 국방부가 참여하는 민관군협의체를 만들어 주민 지원사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반대위 측은 "그동안 하지 않던, 그런 지원은 안 받을 것이고 폐쇄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강하게 항의한 뒤 퇴장했다.

조현측 반대위 대표위원장은 "농번기로 바쁜 와중에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주민 의견에 제대로 된 답변이 없었다"며 "수성사격장 완전 폐쇄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종덕 과장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수성사격장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주민 반발을 이해하며 협의 절차 없이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한 것에 사과드린다.

이주를 포함해 상생방안, 지원사업을 논의하려고 왔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에 포항 주민 "55년간 참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