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폴스미스의 선택은, 다시 '파격'
‘대담한 스트라이프 패턴과 자유분방한 디자인’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폴스미스’다. 1970년 영국 노팅엄의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폴스미스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디자이너 브랜드 중 창립자가 생존해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폴스미스는 “독창적인 패턴과 열정, 절제된 표현으로 ‘현대적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전미의 변형’을 중시하는 디자이너의 철학을 남성복과 여성복, 아동복과 신발, 액세서리, 향수, 생활소품 등 전 제품에 걸쳐 적용하고 있다.

사과·장미 등 인기 그래픽 재해석

지천명 폴스미스의 선택은, 다시 '파격'
폴스미스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4일 ‘아카이브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1988년부터 2002년까지 폴스미스가 내놨던 다섯 가지 대표적인 그래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다섯 가지 그래픽은 스파게티, 시드 패킷, 사과, 매너 하우스, 장미다. 폴스미스는 1980년대 남성복에 이런 프린트를 적용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프린트로 그려넣은 것도 화제였다.

사과를 활용한 프린트를 적용한 옷은 1990년 봄 처음 선보였다. 당시 간결한 디자인과 그래픽 프린트의 인기와 맞물려 히트를 쳤다. 1994년 가을엔 스파게티 프린트를 적용한 의류를 처음 선보였다. 폴 스미스가 1980년대 일본 도쿄 식당에서 우연히 본 스파게티 모형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폴 스미스는 어린 시절 장미 정원에서 느꼈던 추억과 그때의 향을 떠올리며 장미 프린트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 시골집의 벽지를 떠올리며 디자인한 매너 하우스 프린트 제품도 재해석해 출시했다.

옛 로고 살리고 스트라이프 포인트로

폴 스미스
폴 스미스
폴스미스는 아카이브 캡슐 컬렉션을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선보였다. 1998년 선보였던 ‘벨벳 테일러링 슈트’도 함께 내놨다. 전문적인 정장 제작 노하우를 적용해 정교하게 수작업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나온 벨벳 슈트는 화사한 꽃무늬를 넣었다. 재킷 안감에는 폴스미스의 시그니처인 밝은 레인보 줄무늬 패턴을 포인트로 적용했다.

오리지널 로고도 재등장했다. 지금은 폴스미스 제품에 핸드라이팅 로고를 사용하지만 1972년까지는 매장에서 사용하던 금전통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로고를 썼다. 이 옛날 로고를 50주년 기념 캡슐 컬렉션에만 넣기로 했다.

폴스미스는 50주년 기념 캠페인도 공개했다. 과거 제품 디자인에 썼던 푸른 색 이미지들을 차용해 ‘현대의 시선을 통해 본 과거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웨이 프라이어와 포토그래퍼 그레그 린이 작업에 참여했다.

폴 스미스는 50주년을 기념해 ‘폴스미스재단’도 설립하기로 했다. 그는 “50년 동안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경험을 패션 디자이너와 사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폴스미스의 50주년 기념 캡슐 컬렉션 중 국내에 들어온 제품은 사과 프린트 티셔츠와 후드 티셔츠, 스? 셔츠, 조거 팬츠 등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갤러리아 압구정본점, 롯데백화점 본점 등 전국 11개 매장과 에스아이빌리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