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명 집단양성 부산 해뜨락요양병원 보호자들 몰려…확진 소식 몰라 발동동
"석달 전 얼굴 본 게 마지막" 노모 확진 소식에 가슴 와르르
"저는 OOO 어르신 딸입니다.

"
"어머니는 양성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열도 없고 잘 계셨는데 직원 1명이 걸리는 바람에 이렇게 돼 정말 죄송합니다.

"
"아이고 우짜노. 7월에 병원 유리 너머로 엄마 본 게 마지막이었는데…너무 불안하고 마음이 안 좋네요.

"
A(62)씨는 직원, 환자 등 확진자 52명이 속출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5년 정도 이 병원에서 요양 중이던 89세 어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A씨는 14일 오전 이 병원에서 직원, 환자가 무더기로 확진됐다는 뉴스가 이어지자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가 병원 직원과 전화 통화가 됐다.

A씨는 "어젯밤 병원으로부터 직원 1명이 확진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설마 했는데 엄마가 그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엄마가 기력이 안 좋고 특히 폐가 안 좋은데 코로나에 걸려 너무 걱정"이라며 "7월쯤에 병원에서 유리 너머로 엄마 얼굴을 본 뒤로 면회 제한에 화상통화만 해왔다"고 전했다.

A씨는 확진자들이 코로나 치료 전담 병원인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될 때 행여나 어머니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초조하게 병원 앞을 떠나지 못했다.

이날 오전 해뜨락요양병원 주변에는 A씨 외에도 집단 확진 뉴스를 보고 달려온 10여 명의 보호자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석달 전 얼굴 본 게 마지막" 노모 확진 소식에 가슴 와르르
50대라고 밝힌 한 환자 보호자는 장갑을 끼고 병원을 찾아 행여 어머니가 확진되지 않았을까 걱정했다.

이 여성은 "오전부터 병원에 계속 전화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아직 엄마의 확진 여부를 알지 못해 초조하다"며 "한 병실에 보통 6명이 다닥다닥 붙은 침대에서 생활해 감염되지 않았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보호자들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경우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병원 측은 확진 검사 결과가 이날 오전에 나와 아직 상당수 가족에게 양성 판정을 소식을 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병원은 보호자 등의 면회 금지, 근무자 외 주출입문 사용금지 등 철통같은 방어에 나섰지만 코로나19를 막지 못했다.

한 집단에서 50명이 넘는 대규모 확진 사례가 부산에서 발생한 건 지난 2월 코로나19 첫 확진 이후 처음이다.

보건당국은 해뜨락요양병원에 직원과 환자 이동을 제한하는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 조치를 취하고 역학조사에 나서는 한편 만덕동에 있는 요양병원 11곳에 있는 1천400여 명을 전수 검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