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 탈리 "지휘자 성별 중요치 않아…인간미와 천재성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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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여성 지휘자, 처음 내한해 14일 코리안심포니 지휘
동유럽 발트해 근처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에서 날아온 푸른 눈의 여성 지휘자는 쉴새 없이 오른손에 쥔 지휘봉을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오케스트라 단원 50명은 키 165cm 가냘픈 체구를 가진 여성의 역동적인 손짓에 맞춰 분주하게 화음을 맞췄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 14일 첫 내한공연을 하는 아누 탈리(Anu Tali·48)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코리안심포니)와 함께 공연 막바지 리허설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탈리는 박종해 피아니스트 및 단원들과 눈을 맞추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7번을 연습했다.
악기들의 소리를 살피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연주를 바로 멈췄다.
잘했다고 생각이 들면 '예스' '예스'를 연발했다.
탈리는 리허설 직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 앞에 설 자격이 있나, 실력이 부족하지는 않은가 스스로 묻게 된다"며 "거대하고 웅장한 것들을 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에 충실히 하려고 한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세계 무대가 주목하는 차세대 여성 지휘자다.
워싱턴포스트는 2017년 10월 마린 알솝(64), 조안 팔레타(66), 시몬 영(59), 제인 글로버(71)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성 지휘자들의 뒤를 따를 사람으로 그를 지목했다.
음악과의 첫 만남은 피아노였지만, 에스토니아 음악원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지휘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후 이례적으로 세계적 지휘자인 일리야 무신과 요르마 파눌라를 동시에 사사했다.
1997년 스물다섯의 탈리는 쌍둥이 자매와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노르딕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세계 15개국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했고, 2007년 독일에서 첫 유럽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탈리는 지휘라는 영역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과거를 언급하며 "여성과 남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간미와 천재성을 바라볼 뿐이다.
남녀평등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선생님 중에 충분히 도와주지 않는 분들도 있었다"며 "여성이니까 대회에서 상을 받기 힘들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열일곱 살에 상을 탔다.
그 말은 거짓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플로리다의 새러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및 지휘자 시절 일화도 꺼냈다.
할머니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소녀가 신기한 듯 자신을 쳐다보면서 "마에스트로가 여자다"라고 말해 그저 웃었던 기억이다.
탈리는 "한계란 없으니 꿈을 꾸라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시도해봤다가 잘못될 게 무엇인가.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많이 꿈꾸고 높게 날길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탈리와 코리안심포니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고전적; Classical'을 주제로 여는 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번,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7번 등을 연주한다.
그에게는 지난 3월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은 후 7개월 만에 서는 무대다.
그는 "음악을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은 적은데, 라이브 음악을 만들고 동료들과 친구가 되는 경험은 굉장한 특권"이라며 기대감을 내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2주 자가 격리를 감수하고 지난달 26일 한국에 온 그는 "우리가 최대한 정상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코리안심포니의 객원 지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탈리는 현대음악의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85)의 곡을 훗날 내한해 꼭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탈리는 애초 패르트의 곡을 제안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빠졌다.
그는 "단원들을 처음 만나는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고, 조용한 곡이라 망설였는데 한국 단원들을 만나보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합뉴스
동유럽 발트해 근처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에서 날아온 푸른 눈의 여성 지휘자는 쉴새 없이 오른손에 쥔 지휘봉을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오케스트라 단원 50명은 키 165cm 가냘픈 체구를 가진 여성의 역동적인 손짓에 맞춰 분주하게 화음을 맞췄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 14일 첫 내한공연을 하는 아누 탈리(Anu Tali·48)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코리안심포니)와 함께 공연 막바지 리허설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탈리는 박종해 피아니스트 및 단원들과 눈을 맞추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7번을 연습했다.
악기들의 소리를 살피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연주를 바로 멈췄다.
잘했다고 생각이 들면 '예스' '예스'를 연발했다.

그는 세계 무대가 주목하는 차세대 여성 지휘자다.
워싱턴포스트는 2017년 10월 마린 알솝(64), 조안 팔레타(66), 시몬 영(59), 제인 글로버(71)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성 지휘자들의 뒤를 따를 사람으로 그를 지목했다.
음악과의 첫 만남은 피아노였지만, 에스토니아 음악원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지휘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후 이례적으로 세계적 지휘자인 일리야 무신과 요르마 파눌라를 동시에 사사했다.
1997년 스물다섯의 탈리는 쌍둥이 자매와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노르딕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세계 15개국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했고, 2007년 독일에서 첫 유럽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탈리는 지휘라는 영역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과거를 언급하며 "여성과 남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간미와 천재성을 바라볼 뿐이다.
남녀평등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선생님 중에 충분히 도와주지 않는 분들도 있었다"며 "여성이니까 대회에서 상을 받기 힘들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열일곱 살에 상을 탔다.
그 말은 거짓이었다"고 덧붙였다.

할머니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소녀가 신기한 듯 자신을 쳐다보면서 "마에스트로가 여자다"라고 말해 그저 웃었던 기억이다.
탈리는 "한계란 없으니 꿈을 꾸라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시도해봤다가 잘못될 게 무엇인가.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많이 꿈꾸고 높게 날길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탈리와 코리안심포니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고전적; Classical'을 주제로 여는 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번,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7번 등을 연주한다.
그에게는 지난 3월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은 후 7개월 만에 서는 무대다.
그는 "음악을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은 적은데, 라이브 음악을 만들고 동료들과 친구가 되는 경험은 굉장한 특권"이라며 기대감을 내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2주 자가 격리를 감수하고 지난달 26일 한국에 온 그는 "우리가 최대한 정상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코리안심포니의 객원 지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탈리는 현대음악의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85)의 곡을 훗날 내한해 꼭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탈리는 애초 패르트의 곡을 제안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빠졌다.
그는 "단원들을 처음 만나는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고, 조용한 곡이라 망설였는데 한국 단원들을 만나보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