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만에 방사선 치료 가능한 시스템 나왔다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이 아시아권 국가 가운데 최초로 1초 만에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연구 시스템을 개발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원장 박상일)은 13일 “의학원 ‘FLASH(방사선치료 시스템) 연구팀’이 기존 치료용 방사선 시스템보다 효과가 더욱 뛰어난 초고선량률 방사선치료 연구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FLASH 방사선 치료 시스템은 고강도 방사선을 순간적으로 발생시켜 인체 정상 조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암세포를 파괴한다. 이 시스템은 암 치료 시간을 단축해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의학원은 설명했다.

의학원 관계자는 “기존 방사선 치료는 1회당 몇 분에서 수십 분의 치료시간이 걸려 환자가 불편한 데다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번 시스템 개발로 이 같은 문제점을 없앨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FLASH 시스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은 미국 5곳, 유럽 5곳 등 세계 10곳에 불과하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저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의학원 관계자는 “수년간 국산화 연구에 몰두한 결과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방사선치료기의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이번 시스템이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되기 위해 추가 연구와 기기 개발 등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후 연구시스템을 전국 연구자와도 공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스템 외에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는 ‘꿈의 암 치료기’로 통하는 중입자가속기가 도입돼 2024년 말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