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된 기후예측모델 내년 11월부터 도입…태풍 예측은 성공적"
김종석 기상청장 "여름철 예보 미진…'기상망명족' 대두"(종합)
김종석 기상청장은 12일 올해 여름철 예보와 집중호우 예측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김 청장은 특히 '기상 망명족'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점을 직접 언급하면서 다양한 위험기상에 대응하는 개선된 예보체계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김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 인사말 및 업무보고에서 "여름철 장기예보와 일부 지역의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예측은 국민의 기대에 비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발표한 '여름철(6∼8월) 전망'에서 올해 여름 무더위 절정은 7월 말에서 8월 중순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기간 무더위가 아니라 기록적 장마가 이어졌다.

제주는 6월 10일, 중부와 남부지방은 6월 24일에 장마가 각각 시작돼 제주는 7월 28일, 남부지방은 7월 31일, 중부지방은 8월 16일에 끝났다.

장마 기간은 중부와 제주에서 각 54일, 49일로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다.

김 청장은 "5월 발표된 3개월 전망에서 7월 강수량과 기온 전망이 일부 빗나가 지적이 있었다"며 "기후예측모델을 인공지능(AI)과 접목해 개선하고 산하기관별 전문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외 기후 전문가의 검토 결과를 관계기관, 언론과 소통해 신뢰 높이겠다"며 "향후 개선된 기후예측모델은 2021년 11월까지 도입·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올해 여름 기록적으로 장마와 집중호우로 국민 재산과 생명에 피해가 발생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크고 국지적·돌발적 현상이 잦아져 예측에 어려움 있다.

집중관측을 확대하고 관측자료를 수치모델 입력자료로 활용해 예측성을 높이는 것과 함께 시공간 통합수치모델을 개발하겠다"며 개선방안도 내놓았다.

아울러 "집중호우와 같은 국지적인 위험기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상관측망 해상도 개선과 위험기상 집중관측을 추진하고 1㎞ 수준의 고해상도 예측자료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수치예보모델 개발에 착수하는 등 예보정확도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댐 방류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선 "기상청,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 기관 간 이견이 있었다"며 "기관별 역할 정립과 인력 협업 방안 등을 환경부 장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기상청의 예보 알림 체계에 대한 개선방안도 보고했다.

그는 "국민들은 기상청의 예보를 홈페이지나 방송을 통해 확인하지만, 기상상황 변화에 따른 추정예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워 기상예보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기상 망명족'이 대두했다"고 자인했다.

이어 "촘촘한 시간 간격으로 상세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위험기상을 빠르게 예측해 표출하도록 개선해 접근성, 효용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홍보로 사용자의 요구를 지속해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태풍 예측과 관련해선 "천리안위성 2A호 특별관측자료와 기상레이더 분석자료, 올해 현업운영을 시작한 한국형모델 예측자료 등의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진로를 성공적으로 예측해 범정부 방재 대응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 청장은 "기상예측에 있어서 아직 극복해야 할 과학적, 기술적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하지만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기상청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