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위스·네덜란드·체코·폴란드 등 사상 최다 기록
식당·술집 폐쇄, 외국인 입국금지 등 국가별 대책마련 부심

쌀쌀한 가을이 문턱을 넘어오면서 유럽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기세로 퍼지고 있다.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치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사상 최다 기록이 바뀌는 일은 다반사가 됐다.

각국 정부는 술집을 폐쇄하거나,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등 사정에 따라 수위가 다른 제한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고삐 풀린 유럽 코로나19 확산세…연일 최다 신규 확진 행진
◇ 영국·프랑스 연일 1만명대 신규 확진…스위스·체코·폴란드도 사상 최다 기록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를 보유한 러시아, 프랑스, 영국에서는 연일 1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9일과 1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각각 1만2천126명, 1만2천846명 늘었다고 밝혀 이틀 연속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랑스에선 10일 확진자가 전날보다 2만6천896명 늘어 총 71만8천873명이 됐다.

사망자는 54명 증가해 총 3만2천684명이다.

프랑스에서는 7일 1만8천746명, 8일 1만8천129명, 9일 2만339명에 이어 이날까지 나흘 연속으로 기록적인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1만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달 3∼4일을 제외하고 매일 1만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인구 1천700만의 네덜란드는 10일 6천499명, 인구 850만의 스위스는 9일 1천487명으로 각각 역대 최다 신규 확진을 기록했다.

동유럽에서도 확산세는 심상치 않다.

폴란드에서는 10일 5천300명, 체코에서는 9일 8천617명이 각각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 3월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했다.

고삐 풀린 유럽 코로나19 확산세…연일 최다 신규 확진 행진
◇ 술집 폐쇄·외국인 입국 금지 연장…국별 대책 수위 다양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 "감염자가 계속 늘어가면 새로운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대도시들은 최고경계 지역으로 분류해 술집은 폐쇄하고, 식당은 위생수칙을 준수한다는 조건으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은 지역별로 코로나19 확산 수준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하고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 술집과 식당을 폐쇄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방역에 선전했던 중유럽 국가들도 여름 휴가철 이후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헝가리는 지난달 1일 한 달간 발령한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슬로바키아는 이달 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군인 1천500명을 방역에 동원하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주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자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새로운 제한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체코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 다시 봉쇄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각각 경고했다.

폴란드 당국은 최근 감염자가 급증하자 시민들에게 모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했다.

고삐 풀린 유럽 코로나19 확산세…연일 최다 신규 확진 행진
◇ 유럽 누적 확진 593만명…러시아>스페인>프랑스 순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10일까지 집계한 유럽 전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93만364명이다.

러시아에서 122만7천238명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고, 스페인 86만1천112명, 프랑스 69만1천977명, 영국 57만5천679명, 이탈리아 34만3천770명이 그 뒤를 따랐다.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23만1천464명으로 영국 4만2천679명, 이탈리아 3만6천111명, 스페인 3만2천929명, 프랑스 3만2천630명, 러시아 2만2257명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다.

유럽연합(EU), 유럽경제지역(EEA), 영국 등만 놓고 최근 14일 동안 발생한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로 따지면 체코가 451명으로 가장 많고 네덜란드 323명, 벨기에 309명, 스페인 308명, 프랑스 267명이 그다음이다.

같은 지역에서 2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로 사망한 인구는 스페인이 3.6명, 루마니아가 3.4명, 체코가 3.0명으로 피해가 컸다.

(파리 현혜란, 제네바 임은진, 브뤼셀 김정은, 이스탄불 김승욱)


/연합뉴스